수능후기 (보관용)
| [2017수능후기] 뭐든지 잡고 해라, 하면 된다.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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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이자르 | 날짜 : 16-11-22 20:19 | 조회 : 16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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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장이 좋지 않은데다가, 시험 날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겹쳐서 1교시 국어 점수는 항상 그날 운에 맡기곤 했다. 그래서 1, 2학년 모의고사 등급은 1과 2 사이에서 널뛰기를 했고, 딱 한 번 3이 뜨기도 했다. 더 이상은 그래서는 안되었다. 고등학교 1, 2학년 때부터 여러 공부블로그에서 봐둔 ‘마르고 닳도록’이라는 책을 구입해서 겨울방학부터 (4~6월 동안 내신 공부한다는 핑계로 빼고) 수능 전날까지 꾸준히 풀었다. 3월에는 턱걸이 1등급을, 4월에는 100점을 받아낸 나는 ‘국어 성적, 이만하면 다 올렸다.’는 오만한 생각을 했고 6평전까지 단 차례도 기출풀이를 하지 않았다. 6평에서 역대급 복통과, 떨어질 대로 떨어진 감의 콜라보레이션으로 82점, 3등급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받아낸 나는 기말고사를 끝낸 7월 중순에 다시 마닳을 집어 들었다. 마지막으로 풀이한 날짜는 3월 15일, 이미 2회독을 진행했던 문제들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을 정도로 까마득하게 먼 날짜였다. 1권 2회독을 다시 해야 했다. 미리 사둔 마닳 문제집을 수능 전까지 풀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2회독을 진행하며 동시에 3회독을 하는 2.5회독을 하루에 한 회씩, 빠르게 진행했다. 국어를 망치면 다른 모든 과목을 말아먹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일년 동안 국어 공부를 가장 열심히 했던 것 같다. 7, 8월 동안 마닳 1권 2.5회독과 마닳 3권 1회독을 모두 끝냈다. 주변 아이들은 나를 보며 ‘마닳충’이라고 했다. 신유형이 무더기로 나와서 ‘국어 기출을 더 이상 풀 필요가 없다., ’이찬희 적잖이 당황했겠다.‘, ’마닳 왜 하냐, 시간 낭비다.‘라는 소리 한두번 들은 게 아니다. 그래도 했다. 국어는 같잖은 스킬 써가면서 하는 게 아니니까, 풀고 스스로 논리를 쌓아나가면서 몸으로 익히는 거니까, 마닳 하면서 그걸 느꼈으니까, 계속 했다. 9평 때 1등급 받았다, 92점으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어려웠던 킬러 문제들은 다 맞혀놓고, 쉬운 어휘, 일치 여부 문제들만 골라서 네 개나 틀렸다. 그래서, 계속 했다. 답지를 쭉 읽고, 발상이나 생각 체계 하나하나를 따라가려고 애썼다. 수능을 2주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는 틀린 문제 해설에 적힌 찬희 생각, 찬희's tip, 알아둬랏!, 외워랏! 같은 부분들도 노트에 하나씩 옮겨적으며 익혔다. 플러스알파닷은 전체적으로 2바퀴 돌리고, 어려운 부분들에 포스트잇 플래그 붙여두고 틈날 때마다 읽었다. 비문학은 비문학 요약 과제 하듯이 읽어나갔더니 글 구조와 내용이 머리에 싹 들어왔다. 수능 전날까지 나는 아침잠이 많았다. 스스로도 참 답없다고 느꼈지만 반년 동안 7시에 일어나던 습관을 고치기가 영 힘든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 저렇게 오전 공부시간을 날리고 오후에서야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의 첫 시작은 언제나 그랬듯이 마닳. 기출 풀이를 마치고, 한자성어를 훑었다. 공부하면서 배가 계속 아프고 속이 안 좋아서 가스활명수를 마시고 화장실을 열 번은 왔다갔다 했다. 수학 정리 노트를 쭉 읽고, 진수조건 등 주의해야할 사항들을 메모해둔 다음 9시 반에 잠자리에 들었다. 수능 날 아침에는 배가 아파서 일어났다. 그것도 5시 반에. 화장실 두 번 갔다오고 아침 세 숟가락 먹고 수능장으로 향했다. 긴장되는 속을 달래느라고 막상 별 걸 못봤다. 약간 불안한 마음으로 시험에 응했지만 긴장은 온데간데 없이 그냥 사설모의고사 치르는 느낌이었다. 전례없이 시험 본 후에 ‘잘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가 아프지 않다’는 걸 느낄 새도 없이 시험이 끝났고, 그제서야 나는 속이 놀랍게도 평온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2년 반 동안 휩싸여 있던 국어의 딜레마를 벗어낸 것이다. 문법 15번 피동·사동 문제 빼고는 어려운 문제가 없었다. 집에 와서 가채점을 해보니 그 문제와 비문학 한문제가 틀려있었는데, 아직까지 어떤 문제인지 모른다. 채점 결과는 96점, 확실한 1등급이었다. 시험이 어려웠다고들 했는데 나는 별로 느끼지 못했다. 주변 친구들 LEET 풀고 신유형 문제집 사서 풀 동안 마닳만 했던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점이 아니었다는 점이 사알짝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마닳의 힘을 직접 입증해낸 것 같아서 뿌듯한 마음이 크다.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행복한 1교시를 만들어 주신 이찬희 선생님께 크나큰 감사의 마음 전하고 싶다. -문제를 풀이할 때 꼭 문제풀이를 한 날짜와, 시작한 시간을 맨 앞페이지 위에 적어둬라. 문제풀이와 해설을 모두 마친 뒤에는 차례에 날짜와 점수를 적어나가라. 공부를 얼마나 부지런히 했는지, 아니면 얼마나 안했는지 바로 알게 해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
- (멘토)황은경 16-11-27 20:48
- 좋은 글 너무 감사합니다
예비 수험생들에게 피와 살이 되는 글이네요
수능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느라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자신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하였기에 이런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넓고 큰곳으로 나아갈거라 믿습니다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