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칼럼
◎ 모의고사 치고 난 뒤에 반드시 해야 할 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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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찬희 | 날짜 : 25-01-23 15:03 | 조회 : 2070 | ||
■ 오직 11월 13일, 수능을 향해 공부한다.
아무래도 수험생의 마음이 모의고사 성적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중간 과정에 있는 모의고사 성적에 너무 크게 연연하지 말라는 거다.
심지어는 6, 9월 평가원 모의평가조차도 그렇다.
모의고사 잘 치고, 수능 조져봐야 아무 소용없다. 또 거꾸로 모의고사 성적은 시원찮았지만, 수능 잘 보면 그게 “장땡”이다.
실제로 학생들의 성적을 보면, 모의고사 성적과 수능 성적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재수생 이상은 경험해보지 않았는가? 6, 9월 성적 잘 나왔다고 좋아하던 학생들 중에 수능 조진 친구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은 오로지 <수능> 그날에 타겟이 맞추어져 있다. (심지어, 나는 6, 9 모의평가에서도 EBS도 굳이 볼 필요가 없고, 오로지 <기출반복학습>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했다. 당연히 6, 9 모의평가 성적에 불리하다. 그걸 감수해야 한다는 거다. 왜? 수능 성적을 위해!)
대략 9월 말까지, 늦어도 10월 초⋅중순까지 설정하고 있는 <실력 향상을 위한 기출 반복 학습>의 목적은 <읽고, 이해하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 능력을 기르기 위한 핵심은 "꼼꼼해야 하고, 정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꼼꼼하고, 정확하려면" 시간에 쫓기는 허겁지겁 문제 풀이 곧, <대충대충 읽기 습관> <감 문제 풀이> 습관과 오랜 기간에 걸쳐 끈질기게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학습의 과정은 중간에 있는 모의고사에서의 "단기적인 성적 향상"과는 모순되는, 부작용이 흔히 일어난다. 중간 성적의 결과만 따지자면, 오히려 예전보다 더 못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출 반복 학습>때문에, 문제 풀이 속도가 이전보다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다.
예전에 대충대충 읽고 감으로 문제 풀 때는 어쨌든 문제를 다 풀기라도 하는데, 그동안 <기출반복학습>에서 익혀온 방식으로 실전 문제를 대하면, 오히려 주어진 시간 내에 몇 지문 못 풀게 되어, 결과적으로 전체 성적은 더 떨어지는 일이 빚어질 수 있다. 그나마 제대로 푼 문제만큼은 거의 틀리는 것이 없는, 정답률이 높은 학생들은 그래도 괜찮다. 시간 부족만 해결되면 되는 것이니까.
심각한 것은 모의고사 칠 때에 완전히 자기 페이스를 상실하고 정신 못 차리는 경우이다. 제대로 읽고 이해하고 생각하고 판단해가면서 최소한의 침착성을 유지하면서 지문/문제를 대하지 못하고, 예전의 습관-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대충대충 읽고 감으로 찍는 습관-이 시험 상황에서 그대로 드러나면서, 스스로 어쩔 줄 몰라하며 우왕좌왕하다가 왕창 망가지는 경우도 종종 있는 일이다. (예들 들어 재작년 수능, 〈헤겔 변증법>과 <브레턴우즈 체제>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다 순식간에 멘탈이 무너져 망가진 학생들 한둘이 아니었다!)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실전 상황에서의 자신의 태도"에 대해 심각하게 성찰해봐야 한다.
적어도 9월 모평 이전까지는, 여러분은 여러분의 "성적" 그 자체보다, 여러분들이 제대로 읽고, 풀었던 지문/문제의 "정답률"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그리고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제대로 읽고 풀게 되는 지문/문제"가 늘어나야 하고, 시간이 부족해서 풀지 못했던 지문/문제가 점차 줄어들어서, 9월 무렵쯤에는 시험 시간 내에 모든 문제를 다 푸는 정도에 도달해야 하고, 또 이를 위해 파이널 기간에는 특별히 <실전 적응 연습>에 각별히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모의고사는 <성찰의 계기>이다.
"모의고사"는 수능이 아니다. 수능에서 최상의 성적을 거두기 위해 활용해야 할 <성찰의 계기>이다. "성찰"이란 <자기 스스로를 돌이켜 살펴봄>의 뜻이다. 그러니까 모의고사 성적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고, 한 번 한 번의 모의고사에서 정말로 해야 할 것 - <자기 스스로를 돌이켜 살펴봄>을 제대로 하고 지나가야 한다.
이 성찰은 두 가지 측면에서 언급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나의 "기본 실력"이 잘 갖추어져 있는가?>의 문제이고, 두 번째는 <그 실력을 실전 상황에서 100% 발휘했는가?>의 문제이다.
그 중 실력이 없어서 틀리는 거야,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 우리는 "기본 실력"을 잘 갖추기 위해서 <기출 반복 학습>을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 더 열심히 <기출 반복 학습>에 매진해야 한다. 줄기차게 수능 그날까지 진행해 나가야 한다.
<모의고사>가 우리에게 특히 의미 있는 것은 두 번째 문제 때문에 그렇다.
<내가 틀릴 수밖에 없는 문제는 틀리더라도, 내가 어찌어찌 했다면 충분히 맞힐 수 있는 문제를 틀리지는 않았는가?> 그걸 점검해 봐야 한다. 그런 건 틀리면 안 되는 거다. 그런데 이런저런 원인 때문에 맞혀야 할 것을 틀린다. 그 이유를 밝혀서 다음 시험에서는 그러지 않도록 다른 시도를 해 봐야 한다.
■ 모의고사를 쳤다면, 직후에 모의고사 새 문제지를 꺼내서 다시 풀어봐라.
대략 시험 시간에 맞춰서 풀되, 차분한 마음으로 다시 읽고 풀어봐라. 그리고 <실전적 시험 상황에서의 모의고사>와 <나홀로 모의고사>의 두 시험지를 꺼내놓고, 비교해 봐라.
만약 시간이 부족해서 다 풀지 못했다면,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 생각해 봐라.
특별한 이유 없이 전반적으로 "기본 독해 실력"이 부족해서인가? 그렇다면 "기본 독해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 <기출 반복 학습>을 졸라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거다.
어느 한 지문의 부분적 내용이나 어떤 문제 하나를 붙들고 시간을 끌었는가? 거기서 시간이 후달리면서 뒤로 쭉 망가져갔는가? 그렇다면 당시의 시험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았겠는가? 그 부분을 건너뛰든지, 할 수 있는 만큼 대략 파악하고 넘어가든지, 확신은 없지만 잠정적인 정답을 정하고 일단은 넘어가든지 해야 하는 거다.
그 문제를 풀기 위한 "배경지식"이 없었는가? 해당 선지 속에 있는 어떤 개념어가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몰랐던가? 그렇다면 그 "배경지식"을 습득하고, 그런 개념어를 정확하게 파악해 가라. 그런 것 역시 네가 "기본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출반복 학습>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정답인 선지를 보고도 그게 정답일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명확한 근거에 입각해서 확신하지 못해서 모든 선지를 다 읽고 검토하고 고민해야 하는가? 이건 허겁지겁 흐리멍덩 "감"으로 판단하기 때문이거나, 지나치게 소심해서 자기 스스로의 판단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평소 모의고사를 통해 <손가락 걸기 연습>을 해 보면서, <명확한 근거에 입각한 확신 있는 판단>을 훈련해야 한다. 즉, 모든 선지를 다 읽지 않고도, 정답인 선지에 대해 정확하고 확신 있게 판단하는 빈도가 높아져야 한다는 거다.
그런데, 내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게 아니다.
너의 현재 실력으로 맞힐 수 있었던 문제가 한 두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너는 발견할 것이다. 두 번째 <나홀로 모의고사>에서는 맞힐 수 있는데, 첫 번째 <실전적 시험 상황에서의 모의고사>에서는 못 맞혔던 문제들…
모의고사는, <어떻게 해야 내가 가진 실력을, 100% 성적으로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한 교훈을 이끌어내는 기회여야 한다. 그게 파이널 기간 이전에, 한 달에 한 차례쯤의 모의고사 기회를 통해서 얻어야 할 수험생활 초반, 중반의 <실전 적응 연습>이다.
이번 모의고사에서 좌절감을 맛본 친구들은 반드시 그 모의고사를 한 번 더 풀어보고, <기본 실력>의 요소 외에 <실전 적응력>과 관련하여, 다음 네 가지 포인트에서 이번 모의고사를 돌이켜 점검해 보는 것으로 일단락지어라.
아무리 그래도 9월 말~10월 초까지는 <실전 적응 연습>보다는 <실력 향상을 위한 학습, 곧 기출반복학습>에 절대적 비중을 두고 학습해야 할 시기이다.
모의고사를 쳤다면, 질질 끌지 말고 딱 정리해야 할 것은 후딱 제대로 정리해 놓고, 다시 갈 길을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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