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17수능후기] 감사합니다.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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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Carrossel | 날짜 : 16-12-11 16:54 | 조회 : 1220 | ||
 17수능을 마친 이과 재수생입니다. 올해 초 추가 모집까지 전부 떨어지고 난 뒤 반강제적으로 재수를 결심하고 2월 말 독학기숙학원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고3이었을때 국어를 꽤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서 독서 기출문제집 한 권 말고는 따로 국어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작년 국어 모의고사는 전반적으로 터무니없이 쉬웠기 때문에 제 진짜 실력을 모른채로 수능을 보러갔고 약간 상승한 난이도에 호되게 당해버렸습니다. 재수를 시작하고 처음 국어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시중 기출문제집을 풀며 국어 공부에 대한 막막함을 느꼈습니다. 과목 특성상 인강을 들어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고 풀이 시간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격변의 국어의 시발점인 6월 모의고사를 보고 큰 충격에 빠진 저는 룸메이트의 추천으로 마닳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투박한 생김새에 개념 설명도 없는 이 책을 보며 처음에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너무도 자신있는 말투의 <이겨놓고 싸우는 법>을 보고나선 '속는셈치고 3회독만 해보자!' 하고 1회독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겨놓고 싸우는 법>에서 제시하는 1회독 공부법과 비슷하게 기출을 한 번 봤기 때문에 1회독부터 바로 밑줄 긋기와 메모하기를 시작했습니다. 기출 분석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었기에 당연히 미숙했고 풀어도 풀어도 허공에 칼질하는 느낌만 들었습니다. 2회독 때도 마찬가지였고 3회독이 끝나갈 때 즈음까지 그걸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10월 어느 날, 아침에 비문학 요약 과제를 하며 문득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지문 분석을 하는데 구조와 논리가 너무도 질서있게 정리가 되는 겁니다. 수백 개의 독서 지문을 분석하고 난 후에야 그렇게 제대로 된 지문 분석을 할 수 있었고 그 후 1권 4회독 부터는 '진짜' 국어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플러스알파닷!> 3회독 등을 통해서 EBS를 대비하고 수능을 보러갔습니다. 결과는 준수했습니다. 작문을 하나 틀려 98점을 맞았습니다. 국어 성적이 98점이라고 하면 굉장한 국어 실력자처럼 보이지만 사실 저는 엄청난 운이 따랐다고 생각합니다. 서너 문제를 찍었거든요. 이번 수능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비문학 지문은 현장에서 만났을 때 상상을 초월하는 난이도였습니다. 특히 포퍼 지문과 보험 지문은 한번 쭉 읽고난 후에 제 능력을 벗어나는 문제라고 느꼈습니다. 역손가락걸기를 활용해 꾸역꾸역 문제들을 풀었지만 몇 문제는 도저히 풀리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느낌이 좋은 선지로 찍었습니다. 그리고 찍은 문제들을 다 맞았습니다. 근데 저는 제가 날로 먹은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마닳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항상 되새겼던 것은 '어떻게 하면 국어실력이 올라갈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수능을 잘칠 수 있을까?'였습니다. 국어를 잘하려면 말그대로 국어 능력이 좋으면 되겠지만 제 국어 능력은 1년 만에 늘릴 수 있는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손가락걸기를 하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 때문에 모든 선지를 다 확인하고도 시간에 맞춰서 풀어낼 수 있는 시간 관리법을 생각해내야 했고 고난도 지문을 만났을 때 몇 번을 읽을 것인가, 어떤 문제부터 풀 것인가, 심지어는 꼭 찍어야 할 때 몇 번으로 찍을 것인가까지 고민하고 생각하고 연습했습니다. 공부 방향을 달리 했더라면 이렇게 꼼수를 부리지 않고 본질적인 실력을 기를 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이렇게 공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능을 준비하는 수많은 수험생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국어 공부를 얍삽하게 해라!가 아닙니다. 제 공부법은 매일매일 하루에 16시간 공부하면서 터득한 것입니다. 공부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자신의 장단점을 알아가게 되고 결국 자기한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것 자체가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국어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에서요. 노력이 무조건적으로 결과에 비례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성적이 그걸 증명해주지 못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러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룰 기회가 왔을 때 그 행운을 잡을 수 없습니다. 마닳에서 제시하는 공부방법은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줄기차게 한다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닳을 하며 국어 성적뿐 아니라 살아가면서 큰 도움이 될 교훈까지 얻어갑니다. 감사합니다 찬희쌤! |
- (멘토)황은경 16-12-17 02:30
- 맞습니다 준비된 자에게 즉 노력을 한 자에게 행운이 주어지면 잡을 수 있는 상황이 되겠지요!
꾸준히 정직하게 노력하고 값진 결과 얻은 것에 박수 보내고 싶습니다
공부하고 스스로 노력하고 성취해낸 지난 시간들은 정말, 학생에게 평생 용기를 주는 값진 경험이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넓고 높은 곳으로 힘차게 나아가길 바랍니다
축하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