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20수능후기] 한번 쯤 열심히 살아보자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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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bjh5927 | 날짜 : 19-12-22 23:59 | 조회 : 23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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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재수를 하기 전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1학년 입학식 그날부터 단 하루도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전국 자사고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의 보상심리 였는지, 어린 마음에 그냥 일탈을 원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결론적으로 저는 고등학교 3년의 생활 동안 공부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했습니다. 당연히 현역 때의 입시 결과는 안 좋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안 좋은 수준이 아니라 대학을 갈 수 있는 성적이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의 표정과 주위 친구들의 대학 합격 소식을 뒤로 한 채 전문대를 입학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옛날 공부를 잘하던 이미지였던 저의 결과에 대해 부모님은 납득하려 하지 않으셨고 이에 대한 의견 차이로 3개월 동안 계속 말다툼을 하였습니다. 말다툼을 하면서 저는 저를 돌아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 나의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어릴 적 가졌었던 교사라는 꿈이 생각났고 인생에서 처음으로 나 자신이 원하는 목표와 목적성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보자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재수 생활은 초반 3개월 동안 거의 지옥에 가까웠습니다. 부모님 등쌀에 떠 밀려 진심 반 강제 반으로 들어간 재수기숙학원은 저에게 너무 높은 벽이었습니다. 1학년 때부터 공부를 하지 않아 미분이 뭔지도 모르는 저에게 수학은 너무나 어려웠고, 공부 습관이 전혀 잡혀있지 않던 저에게 12시간 씩 지속되는 공부는 지겨움과 심적 고통만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계속 참았습니다. 처음 3개월 동안은 거의 공부를 한 게 아니라 버텼습니다. 여기서 포기하면 나의 인생은 아무것도 될 수 없다는 생각 단 하나만을 가지고 나 역시 인생에 한번쯤은 나를 위해 가치 있는 고통을 느껴보아야 한다는 신념 하나만을 가지고 버티고 또 버텼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정신없이 흘렀고 8월이 되어서야 겨우 기초를 잡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한없이 나를 낮추고 누구에게나 배움의 자세를 열고 정말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미친 듯이 살았습니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수능을 치고 나오던 날 저에게 남은 것은 후회, 결과에 대한 두려움, 아쉬움 따위가 아닌 버텨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 하나 뿐 이었습니다. 물론 저의 재수 결과가 누구보다도 반짝이는 높은 성적은 아니지만, 전체 백분위 55퍼, 수탐 백분위 72퍼의 아이가 백분위 10프로 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이렇게 치열했던 1년의 순간이 다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학 입시 같은 1차적인 결과가 아니라 무슨 일을 겪든 무슨 어려움에 부딪히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의지를 배웠다는 것이 1년간의 가장 큰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이 스스로에게 회의를 느끼고 방황하는 친구들이 있을 것입니다. 꼭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꼭 저와 비슷한 케이스가 아니더라도, 문제에 부딪혔을 때 그것을 계속 피하려 하면 인생을 살면서 만나는 어려움에 계속 휩쓸리게 됩니다. 인생을 낭비하지 맙시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시다. 결과가 아닌 노력을 시도하는 열정과 결심이 인생을 주체적으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포기하지 말고 낙담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 고통을 겪어 보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 (멘토)박정현 19-12-25 16:01
- 그동안 수험생활하느라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후배들에게 힘이 될 좋은 후기 감사드리고 남은 기간동안 끝까지 마무리도 잘 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수고 많았어요. 앞으로도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