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20수능후기] 5년 전에 썼어야 하는후기... 지금 올립니다 (원점수 93 1등급)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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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하늘의별따기 | 날짜 : 19-12-05 20:15 | 조회 : 1580 | ||
 안녕하세요. 25살 수험생이었던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수험번호 때문에 왼쪽을 자르고 스샷 올리점 양해해 주세요(저는 종이로 안받으러 갔습니다 너무 멀어...) 20살 재수시절부터 21살 삼수, 22살 사수, 23~24살 군대, 25살 마지막 도전때까지 마닳은 늘 저와 함께였습니다. 재수가 실패했을때 후기를 쓸까 살짝 고민했지만 내년에 멋지게 의대갈 성적받고 깔끔하게 후기 남겨야지 이러다가 이제서야 쓰게되네요... 물론 제가 원하는만큼 성적은 받지 못했지만 이게 제 마지막 수능이라 이렇게 후기를 남깁니다. 국어 공부에 관한 것 뿐 아니라 철없던 제가 오랜기간 수험생활을 하며 느끼고 배운것들을 말씀드릴텐데 우리 마닳인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부분은 제 인생얘기가 전부이니 궁금하신 분들은 읽고 아니면 4번 5번 7번만 보시면 됩니다! 1. 재수,삼수,사수 그리고 군대 재수할때까지만 해도 마음이 다른 재수생들보다 그렇게 무겁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에 저는 공부만 하면 무조건 의대를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기숙학원에 들어가서 나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6평에서 국영수 1이라는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결과를 받았고 여기에 저는 기숙학원 시스템에 불만을 느끼며 저 혼자 공부하는게 훨씬 나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업을 듣는 시간이 너무 아깝더라구요. 그 시간에 스스로 공부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저화 함께공부하던 고등학교 친구(참고로 이친구는 그해에 중상위권 의대에 진학하게 됩니다)와 부모님,선생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학원을 뛰쳐나와 혼자 공부하게 되었고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한채 재수를 실패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게, 사람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최선을 다 안한채로 결과가 안나오잖아요? 그럼 미련이 남습니다. 아 진짜 조금만 더했으면 됬을거같은데 이런 생각때문에 대학에 그대로 진학하기 굉장히 망설여집니다. 저는 자연스럽게 3수의 길을 선택했고 기숙학원이 아닌 일반 재종학원을 다니게됩니다. 근데 진짜 여러분들이 아셔야 될게 사람은 절대 쉽게 안바뀝니다. 말이 쉽게 안바뀐다지 그냥 거의 안바뀐다고 보시면 되요. 정말 결정적인 계기+본인의 엄청난 노력이 있어야 겨우 바뀝니다. 저는 게임 좋아하고 놀러다니기 좋아하는 그 본성을 바꾸지 못했고 역시 재밌게 놀다가 삼수도 망합니다. 그렇게 한국항공대학교에 진학하게 되는데 솔직히 과 친구들이나 선배님들 다 마음에 들고 생활자체는 재밌었어요. 그런데 그... 마음속에 남아있던 그 미련. 정말 미친듯이 눈감고 한번만 해보면 진짜 의대 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미련이 자꾸 저를 괴롭혔습니다.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니 사실 해보지 않아도 이건 대충 느낌이 오실텐데 4수는 정말, 어감부터 묵직합니다. 근데 이미 마음은 수능쪽으로 향해 있더군요. 자퇴하고 기숙독학학원으로 들어갑니다ㅋㅋ 결과는 뭐... 지금 생각하면 이상하긴 한데 그때는 노는게 너무 즐겁고 좋았던 것 같아요. 학원 째고 놀러가서 술마시거나 당구치면 세상의 모든것을 다가진것처럼 엔돌핀이 분출되고 너무 행복했어요. 여튼 그렇게 사수를 실패한 그날밤에 집에서 누워서 자려하는데 정말 막막하더군요.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 앞으로 어떻게 해야되나 하는 걱정, 좀더 열심히 하지 못한 후회 등등이 뒤섞여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자기 직전까지 내일 아침에 눈이 떠지지 않으면 좋겠다고, 이대로 그냥 끝내버리고 싶다고 수없이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침에 멀쩡히 일어났고 이제부터 다시 어떻게 할지 생각 해야했습니다.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남자가 4수 실패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길은 4개더라구요. 1. 어쩔수 없지 점수맞춰서 진학 2. 끝까지 가보자 5수ㄱㄱ 3. 그동안 즐거웠다 자살 4. 3번보다 싫은 군대 제일먼저 1번 선택지부터 지웠습니다. 이미 1번 경험해봐서 어차피 오래 못다니고 나올것 같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나머지 선택지중에 고민하고 또 고민했지만 저는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도저히 뭘 해야할지 모르겠을때 어머니는 저에게 군대를 권유하셨고 마침 입영통지서가 나왔는데 3주뒤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도망치듯 군대로 떠나게 됩니다 2. 군대안에서 느낀점 군대에서 정말 수도없이 생각했습니다. 근무를 설때, 훈련을 받을때, 주말에 쉴때 등등... 왜 나는 그때 열심히 하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이 저를 괴롭혔고 너무너무 후회스러웠습니다. 만약 한번만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딱 한번만 더 기회가 온다면 절대 옛날처럼 날려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군대에서 몸풀기 느낌으로 수능을 준비하다가 전역을 하였고 제 마지막 도전이 시작됩니다. 3. 대장정의 끝 성적이 나온 지금, 미련은 없습니다. 정말 딱 제가 할수있는 만큼 했고, 만약 다시한다해도 이것보다 더 열심히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옛날처럼 아 조금만 공부 더할걸... 이 아니라 아 결과가 만족스럽진 않지만 어차피 할만큼 했고 더해도 이것보다 열심히 할 순 없으니 나름대로 만족한다 라는 생각이 드니까 저를 5년동안 족쇄처럼 붙잡고 있던 미련이 사라지더군요... 시원한 기분입니다. 목표한 대학에 못가는 성적이고 제가 어디를 가게될지 모르겠지만 나름 잘 적응해서 다니게 될 것 같습니다. 다행인 점은 이때까지 나왔던 성적들 보다는 조금 더 잘 나온것 같네요. 4. 마음가짐 내가 대충대충 놀면서 수험생활해서 망했는데 내년에는 열심히 해야지 라는 마음으로 한번 더 한다? 90프로 넘는 확률로 실패합니다. 남학생 같은 경우라면 차라리 군대를 다녀오는것도 괜찮은 선택지 입니다.(물론 당사자 한테 군대갔다 오라고하면 죽어도 가기 싫습니다. 저 역시 그랬구요. 그래도 갔다오면 확실히 정신적으로 달라지긴 합니다) 그리고 제가 느낀바로 공부를 하게 하는 원동력은 습관입니다. 공부 자극 영상,글같은거 저도 많이 봤는데 이게 공부를 안하다가 딱 하게하는 계기가 될 순 있어도, 그 공부를 지속시킬 순 없습니다. 자극영상, 자극글 보고 3일뒤면 다 까먹는거? 사람이라면 당연한 겁니다. 그냥 어제랑 오늘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 내일도 열심히 공부할 확률이 높은 겁니다. 공부를 습관화하세요. 물론 적절한 휴식은 필요합니다.(저는 일요일은 거의 쉬었어요) 5. 국어,마닳 공부법 저는 수능때 딱1번빼곤 전부 국어 1등급을 받았는데(그 1번이 사수때 4등급 받은건데 나중에 따로 언급하겠습니다) 마닳의 도움이 컷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정답을 맞추는 것을 넘어 문제를 만드는 평가원 출제진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그 논리를 체화시켜 제것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저는 솔직히 처음 2회독할때 이겨놓고 싸워있는 법에 나와있는 권장 검토시간 가지고는 택도없이 부족하더군요. 제가 재수때는 그렇게 국어가 어려웠던 시절이 아니었는데도 한문제를 잡고 30분 넘게 생각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뭐 아닐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모르는채로 넘어가서 다른것 하는거보다 하나라도 확실히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실력이 느는게 더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한문제 한문제 열심히 봤던거 같네요. 마지막 공부때쯤 마닳을 보는데 솔직히 아무리 군대가서 2년을 쉬다왔다지만 옛날에 다 풀었던거라 기억나는것도 많았는데요, 그럼에도 다시 또 풀었습니다. 총 수험기간동안 했던 회독수만 따지면 2자리수가 넘어갈텐데요, 실력이 늘수록 다시 보면 안보이던 것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평가원의 문제 스타일, 논리에서 멀어지면 안되기때문에 기출은 절대절대 놓으시면 안됩니다. 마지막엔 플러스 알파닷이랑 베오베 모의고사를 병행하시게 될텐데, 저는 개인적으로 다른 사설 모의고사 없이 베오베 5회분만 풀어도 실전연습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베오베 만큼의 퀄리티있는 사설모의고사를 저는 아직 한번도 풀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어라는 과목 특성을 생각할때 퀄리티 낮은 문제의 풀이는 오히려 실력을 저하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다른 사설모의고사를 푸실때는 반드시 신중히 검토후 푸시는 걸 권장드립니다. 그리고 수능날에는 안하던짓 절대 하시면 안됩니다! 제가 사수때 국어시험전에 청심환 1알을 먹었는데 정말 몽롱해 지더군요. 화작문 풀고 비문학 1개풀고 시계봤는데 9시 30분이여서 너무 깜짝 놀랬던 기억이 나네요. 6평 9평은 수능 예행연습입니다. 예를들어 수능때 청심환을 먹어야겠다 하시는분은 반드시 6평이나 9평때 드시고 시험을 봐야 합니다!! 6. 감사의 인사 일단 먼저 이찬희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볼때 이찬희라는 사람은 국어라는 시험에 대해 평가원에서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능력이 뭔지 정확히 이해하고 이겨놓고 싸우는법을 통해 그에 알맞는 학습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질문에 이찬희 선생님께서 직접 답변해 주실때가 있었는데 답변 내용을 보고 이분은 진짜 프로다 라고 느낀적이 많았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네요. 그리고 멘토분들도 답변해주신다고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7. 마지막으로 이찬희 선생님의 좌절한 자들에게 칼럼을 보고 정말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는데 제 생각을 조금 덧붙이자면 선생님께서 우리나라의 학생 사회를 움직이는 지배적 가치관은 입시,성적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학교라는 곳이 학생들에게 공부 뿐만 아니라, 즉 입시라는 가치관만이 절대적인게 아니라 세상에는 여러가지 추구할만한 가치가 있고 자기에게 맞는 그것을 찾아가도록 도와주는게 진정한 교육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모습을 많이 찾아볼 수 없어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수능성적때문에 괴롭고,죽을것같고,힘들때 어른들은 수능 인생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거 아니라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지난 학창생활동안 성적이라는 가치 외의 다른 가치를 추구해 볼만한 기회가 흔치 않았을 것입니다. 모든 구조가 성적을 중심으로 짜여져있고 성적을 잘받는 사람이 학생사회에서 우대받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수능이 인생의 전부인것 처럼 생각하는게 당연하다는 소리입니다. 생각이 모자라고 짧아서가 아닙니다. 교육방향이 그런 생각을 하게끔 구조적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되느냐? 수능이 끝난 지금이라도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세요. 놀면서 책도 읽고, 여행도 다니고, 평소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여러가지 경험을 해보면서 갇혀있던 입시사회를 벗어나 보다 넓은 세상을 바라보세요. 당신이 살면서 추구할만한 가치들을 만들고 인생을 컨설팅 해보세요. 지금까지 걸어왔던 입시라는 공통된 길을 벗어나,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지만, 사실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 예비 대학생 여러분 화이팅입니다! |
- (멘토)박정현 19-12-08 18:46
- 그동안 수험생활을 거치며 어려움도 많았으리라 생각되는데, 꾸준히 노력해 좋은 결과 얻어낸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은 열정이라면 어떠한 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경험과 마음을 잊지 않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길 바랍니다.
그동안 너무너무 수고 많았습니다.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