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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수능후기] 6모 백분위 90 / 9모 백분위 84 / 수능 백분위 99
글쓴이 : 리얼모이스트 | 날짜 : 20-12-25 16:42 | 조회 :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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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만했습니다. 1~2학년 때 국어 모의고사 백 점도 몇 번 맞아보고, 거의 항상 백분위 99를 찍으며 상위권 1등급을 유지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제가 국어를 잘하는 줄 알고, 수시를 핑계로 겨울방학 이후 1학기 내내 국어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매일 비문학 지문 한두 개씩 보는 것과 같은 최소한의 일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6월 모의고사에서 국어 2등급을 받았지만, 내신 공부를 원인으로 들며 회피했습니다. 1학기 내신이 마무리된 후 유난히 덥고 답답하던 여름날에도, 자기소개서를 핑계로 또 국어 공부를 안 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9월 모의고사에서 생전 처음 보는 국어 3등급을 받았습니다. 문법에서 두 개를 틀리고, 시간이 부족하여 비문학 지문 하나를 날렸으며, 91% 정답률의 문학 문제도 틀렸습니다. 4합7이라는, 만만해보이던 최저를 맞추는 일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며 불안해졌습니다.

저는 조급했습니다. 9모 이후 그동안의 국어 공부를 되돌아보았습니다. 되돌아볼 게 없었습니다. 공부한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출 회독도, 문법도, EBS 연계 정리도 엉망이었습니다. 80일을 남겨두고, 제대로 된 국어 공부를 시작하려 마닳 1권 문제지와 해설지를 주문했습니다. 매일 두세 시간을 온전히 국어에 소요하였습니다. 기출문제를 풀고, 채점하고, 문제의 근거를 찾았습니다.

저는 실수했습니다. 시간이 너무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깊게 고민하지 않고 답지를 읽고 대충 넘어갔습니다. 찬희쌤께서 편하게 공부하려는 자에게 해설지는 독이라고 하셨는데, 당시의 저는 이를 몰랐습니다. 아니, 알면서도 회피했습니다. 나는 원래 잘했으니까, 좀만 해도 오를 거야. 라며 스스로를 여집합에 포함시키고 기적의 주인공이라 여겼습니다.

저는 넘어졌습니다. 40일이 지난 10월 모의고사, 77점을 받고 3등급을 받았습니다. 나름 국어를 좀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비문학 1지문과 문학 2지문을 날렸습니다. 제자리인 성적에 40일의 노력이 헛된 것으로 느껴졌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어났습니다. 다시 도전했습니다. 엄청난 동기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3년 내내 국어학원 없이 독학했고, 수능 국어를 잘 보는 것은 큰 성취가 될 것이며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눈앞의 문제에 몰두하려 노력했습니다. 평가원 기출 3개년 회독을 다시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는 전과 다르게 지문 한줄한줄, 선지 하나하나를 꼼꼼히 봤습니다. 끝까지 고민하고, ‘와 진짜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 답지를 봤습니다. 독해력이 늘고 있다는 걸 확실히 체감하진 못했으나, 이전에는 이해하지 못한 문제의 논리를 이해하고 평가원의 서술에 익숙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이 과정은 마닳 해설지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고른 선지가 왜 답이 아닌지, 지문의 특정 구절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등을 정리해준 답지를 게임에서 힌트 사용하듯 활용하니 스테이지 클리어는 손쉬웠습니다. ‘독’이었던 해설지는 ‘득’으로 해독되었습니다.

저는 반복했습니다. 기출을 40일 동안 1회독한 후, 어려워서 표시해둔 문제만 다시 회독했습니다. 실모를 풀 때는 손가락 걸기와 역손가락 걸기를 되뇌이며 정해준 행동강령을 따르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상황(화작문에서 많은 시간 소요, 현대시에서 막힘)에서 어떻게 대비할지 대처방안을 메모했습니다. 기출과 실전훈련을 쉬지 않고 반복했습니다. 수능 전날, 수능 당일까지도 마닳과 기출을 놓지 않았습니다. 실모도 물론 활용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원 기출이라는 찬희쌤의 말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저는 성공했습니다. 수능 93점, 백분위 99. 정시러였다면 아쉬울 수 있는 성적이지만 저에게는 달콤한 달성이었습니다. 수시 납치를 걱정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반수를 검토하는 스스로가 자랑스럽습니다. 무엇보다도 20대를 아쉬움과 후회가 아니라 후련함과 행복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추신. 국어가 3등급 이상이고, 독학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마닳보다 더 좋은 교재는 은하계 내에 없는 것 같아요. 찬희쌤을 믿고 평가원을 믿고 스스로를 믿고 계속 공부해주세요. 침착, 집중, 정확하게, 손가락 걸기와 역손가락 걸기를 활용하며, 지문과 문제에 몰두하세요. 편한 길은 없습니다. 끝을 알 수 없는 긴 동굴을 횃불에 의지하여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쏟아지는 햇빛 아래 환하게 웃고 있는 여러분을 마주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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