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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수능후기] 무식하게 공부하기 (1)
글쓴이 : 집에보내줘어엌 | 날짜 : 21-12-14 02:51 | 조회 :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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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수능이 끝난 12월 초, 이제 예비 고3의 딱지를 달게 된 저는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공부를 나름 못 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으나 고2 11월 학력평가를 '국어만 빼고' 망쳤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나마 위안을 얻었던 저는 자신감을 갖고 그 해의 예비시행/6/9/수능 기출문제를 시간을 재고 풀어보았습니다. 결과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평소 국어는 항상 1등급을 고정으로 맞아 왔어서 '국어만큼은 나름 좀 한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고 있던 저로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연히 찾게 된 것이 바로 마닳 문제집이었고, 저는 거의 1년동안의 '마닳 외길 국어'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년이 조금 안 되는 기간동안 저는 마닳 1권 4회독, 마닳 2권 3회독, 마닳 3권 2회독과 플러스알파닷 1회독, 마닳 언어 한 권을 풀었습니다. 항상 수학과 물리가 발목을 잡아온 저로서는 국어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효율을 낼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더욱 국어를 오전 내에 끝내고 다른 공부를 정오 전까지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학교 조기등교를 신청하여 매일 아침마다 시간을 재고 반 회차씩 풀어나갔습니다. 그 결과, 6모/9모 1등급과 올해 수능에서 백분위 98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1) 겨울방학~ 6평 전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저는 다른 제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국어 인강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이건 남이 공부한 걸 그냥 듣는 거지 내가 공부하는 게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마닳은 그냥 기출문제는 중요하니까 한번 돌려야지"라는 생각으로 처음에 풀어대다가, 이겨놓고 싸우는 법이라는 책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읽은 뒤 과감하게 인강을 때려쳤습니다. 2월 초 즈음의 일이었고, 그 뒤로 저는 수능날까지 그저 이겨놓고 싸우는 법에 쓰인 대로 우직하게 나아갔습니다. 그렇게 마닳을 시작한 뒤, 예비시행 문제지부터 난관이 닥쳤습니다. 데카르트와 배터리 지문의 내용이 이해가 가지 않고 문제도 풀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그까짓 국어지문 내가 외국어도 아니고 모국어를 읽는데 계속 읽으면 이해 못 하겠어?"라는 생각을 하고 무식하게 읽고 또 읽었습니다. 진도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었기에 일단 넘기고 매일 진도에 맞는 회차를 풀고 나서 그 지문을 하루에도 몇 번씩 읽고 나름대로의 질문들과 그에 대한 대답을 만들어 가며 계속 이해가 되는 부분에 나름대로의 풀이(?)를 쓰고 되지 않는 부분을 형광펜으로 쳐가며 읽고 또 읽었습니다. 결국 13회차 즈음을 풀고 있을 때에야 예비시행 지문의 모든 구절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고 혼자서 그 지문의 문제 해설을 줄줄 읖을 수 있는 지경이 되고서야 답지를 보았습니다. 놀랍게도 제가 혼자 무식하게 읽으며 이해했던 내용과 답지에 있는 해설이 거의 일치하더군요. 그 순간 저는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고, 이후 1권 뒤에 있던 어려운 지문들도 훨씬 적은 시간 안에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꼭 이런 성취를 맛보실 수 있었다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무식하게 3회독을 끝내고 마닳 2권을 시작할 무렵 6평이 다가왔습니다.

(2) 6평 이후~ 9평 직전
6평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연습에 힘입어 독서는 다 맞췄으나 문학에서 왕창 틀려버린 저는 비교적 문학이 어려웠던 과거 기출을 보면서 저에게 취약점이었던 문학 공부를 좀 더 집중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기출이 요즘 기출보다 비교적 쉬워서 조금 수월하고 빠르게 공부할 수 있었기에, 이때는 이제 글을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뼈대와 살코기를 나눠 읽을 수 있을지 연습하는 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글은 요즘보다 쉽지만 지문 수가 많다보니 많은 지문들을 연습하면서 얻은 나름의 방법이 나중에 1권 4회독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무렵 나온 마닳 언어편을 시작했습니다. 문법을 고1/2때 나름 빡세게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잘 안 나와 고민이 많았었는데요, 마닳 언어 교재의 개념을 읽고 기본편을 풀면서 다시 한 번 개념을 다지면서 느낀 사실은 문법 영역은 기출문제가 계속 돌고 도는 것 같았다는 것입니다. 가령 음운의 변동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들은 기출문제를 풀든 실모를 풀든 계속 반복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문법이 진입장벽이 조금 높기는 하지만 마닳 언어편 속 기출문제에 나온 개념들을 계속 틀린 문제나 헷갈리는 부분을 표시하고 개념을 다시 보고 적용하는 식으로 익히고 보완하다 보니 어느새 뒷편의 상상 베오베 선별세트와 실모 속의 문법 문제는(특히 올해 평가원이든 사설이든 문법 문제가 개편 전 수능 문법문제들보다 조금 쉬워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계적으로 빠른 시간내에 풀 수 있게 되었고 풀이의 정확도도 많이 올라갔습니다.

(3) 9평 이후~ 수능
9평이 예상보다 쉬운 난이도로 나왔는데, 저는 5번 문제에서 옳은 답을 손가락 걸기 하고 넘어갔으나 나중에 다 풀고 시간이 남자 그동안 그토록이나 투쟁했던 '대충대충 읽기 습관'이 다시 튀어나와 검토를 하는 도중 대충 읽은 글로 인해 헷갈려하다가 답을 고쳐 틀리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저는 한 번 풀었던 지문을 검토할 때도 설렁설렁 읽는 습관을 반성하고 다시 읽어 검토할 때 모든 답의 근거를 지문에 맞추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 즈음 플러스알파닷을 1회독 하고 마닳 3권의 3회독 같은 2회독을 완료한 뒤 마닳1권 4회독과 6/9 기출문제를 돌아가면서 하루에 하나씩 반복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평소에 하나씩 매일 하던 요약과제를 2개로 늘리고 실전적으로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연습을 하기 위해 실모를 병행했으나, 기출의 비중을 저는 조금 더 높게 두었습니다. 공부를 하고 기출을 풀면서 국어만큼 평가원 문제와 평가원이 아닌 기관의 문제의 차이가 나는 과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결전의 수능 날, 문제를 풀면서 뭔가 이번 문제가 예전 기출과는 방향이 조금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 보던 지문보다 길이도 짧고 문제도 느낌이 살짝 다르다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했으나, 평소에 연습했던 대로 모르는 내용 투성이인 지문을 읽으며 '닥치고 그런갑다'를 혼자 되뇌었습니다. 그 생각을 하니 어지러웠던 머릿속이 정리되어 나름대로의 '집중, 침착, 정확'의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수능 시험이 완전히 끝나 시험장을 나올 때까지 마치 이 시험이 모의고사 같다는 생각이 줄곧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1교시 시험인 국어에서 집중, 침착의 태도를 유지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기 때문에 그게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시험장을 나오면서 후회 없이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1년을 보낸 것이 정말 뿌듯했고, 마닳과 함께 한 아침시간이 있었기에 그게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돌아보니 1년간 저는 국어 공부를 하며 다른 특별한 것을 했다기보다는 그냥 무식하게 앞만 보고 달려왔던 것 같아요. 책 서두에 쓰여 있었던 "부디 무식하게 공부해라. 그게 가장 현명한 길이다"라는 말의 뜻을 이 후기를 쓰면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4) 꼭 드리고 싶은 말
- 매일매일 꾸준히 하기: 1년간 매일 아침시간에 마닳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1교시에 보는 국어 시험에 몸을 맞추는 동시에 다른 과목을 공부하기 위해 피곤한 머리를 깨워주는 역할도 했던 것 같습니다!
- 시간 연습을 철 저 히 하기: 이번 수능에서 저는 문학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써서 문학 중후반부를 푸는데 혼자 정한 예상 풀이시간(?)을 이미 훌쩍 넘겨버려서 독서에서 쓸 시간이 많이 없어 시험이 말릴 뻔한 아찔한 일이 있었습니다. 후반부에는 기출도 물론 중요하지만(저는 수능 전날까지 마닳을 풀었습니다) 꾸준한 모의고사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정말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수능장에서는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몰라요!!
- 비문학 요약 과제 꾸준히 하기: 마닳을 푸는 당시에 이해할 수 없었던 지문이나 문제를 해당 지문을 반복하여 읽고 요약하면서 그 지문을 이해하게 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찬가지로 꾸준히 비문학 요약 과제를 하면서 평가원 지문을 읽고 이해하는, 뼈대와 살코기를 분리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마닳을 풀 때나 실전 시험을 볼 때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확실한 문제에서는 대담하게 손가락 걸기: 제가 문학 때문에 독서에서 시간이 부족했지만, 아무리 봐도 확실한 문제들은 모두 손가락 걸기를 하고 뒤도 안 보고 넘어갔기에 시간 압박에서 벗어나 1등급을 쟁취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집중, 침착, 정확'의 태도를 유지해 주세요!
- EBS 연계를 너무 소홀히하지는 말기: 저는 EBS를 공부하는 시간이 아까워 '그 시간에 그냥 기출 풀면서 연계없이도 잘 풀어낼 실력을 쌓자'는 생각을 하고 플러스알파닷 1회독만 하고 수능 전날에 작품 몇 개만 보고 들어갔습니다. 전날 본 작품 중에 거산호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문학에서 시간을 생각보다 많이 허비했고 플러스알파 효과를 너무 무시했던 것 같다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물론 기출에 자주 나온 탄궁가와 같은 작품은 EBS 없이도 기출 풀이만으로도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EBS를 너무 소홀히 하지는 말아주세요..!
- 수미잡 마인드: 저는 사실 수능 전까지 교육청이고 평가원이고 사설이고 다른 과목에 발목이 잡혀 잘 본 시험이 거의 없었습니다.(심지어 수능 이틀 전에 본 사설 모의고사도 시원하게 망했습니다..ㅠ) 하지만 항상 "이건 다행히 수능이 아니다. 내가 지금 이 모의고사를 망친 건 결전의 그 날을 위한 발판이다"라는 자기암시를 매일매일 혼자 되뇌었고 마침내 수능날 고3 1년동안 받았던 시험 점수 중 최고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1년동안 저의 매일 아침과 함께 해 주었던 마닳과 막막했던 국어의 길을 알려주신 이찬희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모두가 2023 수능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실 수 있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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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이아랑 21-12-15 18:17
중간에 흔들릴 수 있었는데, 길을 잘 잡고 해낸 끝에
학생이 해온 노력들의 보상을 받은 것 같네요, 아주 좋습니다.

학생의 개인적인 후기 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까지 해주어 고맙습니다.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푹 쉬시고, 좋은 후기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