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12수능후기] 선생님 결과적으로 실패했습니다.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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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정치학도 | 날짜 : 11-11-12 23:02 | 조회 : 23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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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실패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어느정도 예상된 결과로 보입니다. 11월 20일 고려대학교 논술이있어서 공부는 하고있지만 간신회 일반선발 최저를 맞춘 이런 나 자신에게 창피한 점수와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논술실력으로는 요행히 붙을것을 바라진 않습니다.(그래도 논술공부는 하고있습니다.) 대학에가서 하고 싶었던건 정치철학과 철학,정치경제학,국제관계,경제학,시장에대한 이해,세계사의 흐름에대한 인식, 각국 문화에 대한 이해,인간과 인간심리에 대한 보편적 이해, 이것들을 통해 그동안 있었던 사회적,국제적 현상들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국제적 현상들에대해 사건,현상의 표면이 아닌 그 사건,현상의 이면을 이해,분석 하고 그것을바탕으로 앞으로 발생할 국가내부적,외부적 문제,파급될 영향 들을 예측하고 문제에 대한 나의 일관적인 철학,세계관을 바탕으로 성장 아니 발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해결책을 제시할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한 대학 공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패 했습니다. 어릴때부터 꿈이 컸습니다. 아니 꿈만 컸던것 같습니다. 그릇이 작았던것 같습니다.내 그릇이 작으면 깨트려 버리고 다시 만들어 버리지 라는 말만 할줄 알았지.실제로 그의미는 잘 이해 못했던것 같습니다.꿈에 걸맞는 그릇이 되고,행동을 해야 한다는것을 머리론 알았지만 완벽히 이해,가슴으로 받아들이진 못했던것 같습니다.그래서 실패한것 같습니다. 남이 보기에는 열심히 공부했던것 같습니다.하지만 내 자신에게 물어보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수 없는것 같습니다. 14시간 공부한날이 비교적 다른날보단 많았습니다만 항상 14시간 공부하지 못했습니다.항상 매일. 그리고 체력관리도 못해서 공부하면서 허리,체력 적으로 문제가 컸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더중요한것 같은대 14시간을 말그대로 몰입 상태로 전부 보내진 못했던것 같습니다. 인간이 이정도면 열심히 한거야 라고 자위하면서 공부를 할때마다 항상 모든것을 파묻고 하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실패한것을 보니 공부방법도 잘못된것같습니다. 과목별로 보면 더 고민 해봐야 겠지만 지금당장 보이는 문제점은 언어:실전적 경험 부족,멘탈 문제(반드시 해결해야함.. 결론적으로 언어는 멘탈덕분에 망한것 같습니다. 시험 당일 언어 영역 시간에 하필 제일 앞자리 였는대 옆에 sbs기자는 시험시간 앞의 20분동안 나에게 사진을 찍고 옆에 놈은 악성 축농증으로 코를 훌쩍거리고 앞의 감독관선생은 쓰잘데기 없는 소리(마킹 하라느니,20분남았느니,30분남았느니) 계속 씨부려삿고 이런 안좋은 외부상황에도 불구하고 내가 실패한 이유는 이 외적 상황이 만든것이 아니라 내 멘탈이 약해서 인것 같습니다. 쓰기 부터 문제 형식이 달라서 글을 읽는대 이해는 안되고 내가 글을 일고있는대 이해가 왜 안되지 이런생각만 계속들고 1번부터 끝까지 이해가 되는글을 한개도 없고 아는 지문은 아는 지식을 바탕으로 거의 안읽고 풀고<안틀리긴 했지만> 그런상황에서 글이 안읽히니 주위의 소리는 계속 증폭되서 들리고 결국 패닉먹고.... 이래서 실패 한것같습니다. 문제를 전부 이해가 안되니 글자만 똑같은거 맞추는 식으로 풀다보니 막판2지문도 거의 찍다시피 하고 89점 광탈.....) 수리:계산실수1문제(3점),30번(추론문항)틀렸는대 결론적으로 실패했습니다. 사실 9평때도 30번 추론문항을 거의 기적적 으로 풀었다고 생각했는대 역시나 이건 틀릴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계산실수가 잦았는대 모의 고사에서는 안하더니 결국 수능에서는 한문제 해버리내요.이것도 예방할수 있는 암을 내가 키운거라 생각 합니다. 외국어:93점 말그대로 실패 사실 외국어는 도대체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도 잘모르겠습니다.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것같습니다.듣기를 제외한 전영역이 부실한것만은 확실합니다. 사탐:성공했습니다..이것조차 성공못하면 죽어야죠... 그냥 죽기에는 나자신에 대한 집착이 너무나 강한것 같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학벌이 전부가 아니라는것을 알았고 그것때문에 공부하는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내노력의 결실을 보고 싶 었습니다.이건 잘못된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아니 당연한 인간의 심리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합니다.내년에 보니 서울대 수시인원 80%로 증가 시킨다고 하니 서울대 수시 80% 연세대 수시 80% 고려대 수시 70% 로 뽑는다고 하니 저도 수시를 준비하지 않을수 없게된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번도 공부해본적 없는 수시에 확신할수 없는 수능 어떤길을 가야할지 잘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노력만으로는 안된다는것도 이재는 알것같습니다. 확실히 이긴다는것을 알고 이미 이긴상태에서만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것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소집해제가 2013년 1월 2일 입니다. 딱 1번의 입시를 더 치를수 있는 시간입니다. 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어느정도로 해야할지 의논 해보고 싶습니다.염치 없지만 부탁드립니다. 실패한 제자가(직접 수업은 못들었지만 선생님 교재와 조언에서 가장 많이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
- 이찬희 11-11-14 19:41
- 억울해 하지 말고, "여기까지의 나의 몫"임을 순순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서울대 OO과를 갈 수 없으면, 연고대 OO과를 가면 되고,
연고대 OO과 갈 성적이 안 되면, 서성한 OO과를 가면 되고,
서성한 OO과 갈 성적이 안 되면, 중경외시 OO과를 가면 됩니다.
더 높은 학교 간판을 차지하는 것이, 상당 기간 동안은 기분도 좋고, 뽀대도 나고, 어깨에 힘도 좀 줄 수 있고, 또 확실히 사람들이 원하는 통념적 가치를 추구하는데 있어 더 유리한 계단을 딛고 올라선 것만큼은 사실이나,
인생 전체를 내다보면, 삶의 행복을 좌우할만한 결정적 요인이 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대학 간판 말고도, 행복을 위해 추구해야 할 다른 소중한 가치들이 얼마든지 많이 있는 겁니다.
뭐 당장 원하는 결과를 거두지 못한 수험생에게는 씨도 안 먹힐 공자님 말씀이겠지만,
지금 학생이 거둔 성적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이에 맞추어 대학진학을 하면 되는 겁니다.
또 해보겠다?
그럴 수 있지요. 뭐 어차피 '공익근무'할 것, 한 번 더 할 수 있겠지요.
한 번 더 1년의 시간을 '더 급이 높은 대학'이라는 목표를 위해 희생할 만하다고 생각한다면... 해 볼 수 있는 선택입니다.
단, 명심해야 할 것은 그 경우에도 "목표의 성취"가 보장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올해가 작년가 크게 다르지 않았듯이, 내년 역시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겁니다. 끔찍하지요?)
포커 쳐 봤나요? 1년의 시간은 "카드를 한 장 더 넘겨 볼 수 있는" 기회 비용입니다. 그 카드의 그림이 내가 원하는 것이 확실하다면 얼마든지 높은 비용을 치를 수 있겠지만, 우리가 불안감은 그렇게 꽤 값비싼 비용을 치르고 넘겨 본 카드가 별 것 아닐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생기는 겁니다. (세상 일이라는 건 아무리 열심히 대비해도 100% 커버할 수 없는 우발적 요인이 항상 있는 겁니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선택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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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택을 하건, 나는 학생이 좀더 느긋해졌으면 합니다.
"이걸 해내지 못하면 죽음"이라는 식의 벼랑끝 심정의 굳은 결의는, 항상 불안과 초조를 동반하게 되는 법입니다.
그리고,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는 불안과 초조가 결국 어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는 학생이 두 번의 수능 시험에 결쳐 절실히 경험해 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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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아무 생각 없이 지내면서, 모든 내적 갈등을 내려 놓고, 남은 입시의 과정을 차질없이 착실하게 진행하세요.
다시 비용을 치르면서 카드 한 장을 더 받을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는,
긴긴 겨울을 지내면서 잔잔해진 '마음' 속에서 어떤 것이 솟아 오를 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