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20수능후기] 마닳로 수능 국어 원점수 97 달성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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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구거조아 | 날짜 : 19-11-18 14:05 | 조회 : 117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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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닳 1 4회독, 2 4회독, 3 2회독하고 수능 국어 원점수 97 달성했습니다. 솔직히 전 평범하게 공부했습니다.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늘렸고, 인강은 딱 4개, 화작, 문법, 독서, 문학 개념인강만 들었습니다. 그마저도 2월에 다 끝내고 3월부터는 자습만 했죠(독재학원 다녔습니다). 그리고 1주에 하나는 검증된 사설 모의고사를 하나씩 풀었습니다(6월 모평 이후).뭐 마닳 학습법은 다른 훌륭한 후기들이 많을 것이므로 굳이 적진 않겠습니다. 그보다도 수능 두 번 본 경험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일단 19수능을 어떻게 봤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날은 그렇게 춥지 않았습니다. 준비물로는 손난로와 슬리퍼, 예비용 필기구 등을 가져갔습니다. 전날 예비소집에 가지 않아서 수능날에 처음으로 그 학교를 가봤습니다. (예비소집은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수능날에 뭔가 처음으로 하면 안됩니다. 고사장마저도 익숙해야 합니다.) 그래도 뭔가 기분이 좋고 즐겁고 잘 볼 것 같고... 얇은 옷 여러 개 입고 갔는데 안이 너무 더워서 싹다 벗고 런닝셔츠 하나만 입고 필기구를 받았습니다. 1년간 썼던 수능 샤프와 색깔만 다른 샤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컴퓨터용 사인펜이 아닌 감독관용 플러스펜을 받았습니다. 수능을 처음 보는 입장에서 '수능은 이걸 쓰는구나!' 하고 수험표에 마킹 연습도 엄청 해보고 시험을 보기 시작했습니다(이건 나중에 재앙의 씨앗이 됩니다). 1번에서 3번까진 무난히 풀었습니다. 그런데 4번. 육하원칙 선지에서 멘붕이 왔습니다. 조그만 변화에도 우수수 무너진 것은 화법, 작문 공부를 등한시했기 때문이죠. 화작에서 2문제를 틀리고, 개운치 않은 기분으로 11번을 봤습니다. 사실 굉장히 쉬운 문제인데도 앞문제에서 멘붕이 오니 수능 국어에선 생경한 최소대립쌍을 보고 또 멘붕이 왔습니다. 뭐 화작문에서 망했는데 국어 시험을 잘 볼 리가 있겠습니까. 심지어 중간에 15분쯤 남아서 마킹을 시작했는데 바로 옆에 서 있던 부감독관이 그걸로 마킹하면 안된다고, 다시 컴싸로 마킹하라고 하더군요. 정말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정말 국어 시험이 끝나고 '아... 집에 갈까?'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모든 영역을 철저히 준비하고 필기구도 반드시 확인하길 바랍니다. 시간은 흘러 다시 수능 전날. 예비소집을 다녀오고 15분 낮잠을 자고(그 이상 자면 밤에 잠 안 옵니다. 절대 안됩니다),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때부터 속이 안좋더군요. 뭔가 꽉 틀어막힌 기분이라 할까요(불길한 징조 1). 그래서 저녁으로 미음 세 숟가락 정도 먹고 사회탐구를 마지막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10시에 잠들어 5시 30분에 일어났습니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정도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거르고 고전시가 플러스알파닷!을 봤습니다. 월선헌십육경가를 보며 '휴... 이거 안 나오면 좋겠다' 하면서도 정말 꼼꼼히 봤습니다. 또 나올 만한 비문학 지문 중 중요 개념을 필기해둔 노트를 훑어만 봤습니다(정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7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20분 정도면 갈 거리인데, 차가 지옥처럼 막혀서 50분이나 걸리더군요(불길한 징조 2). 학교 정문에 들어서 고사장으로 가고 있는데 문득 슬리퍼를 챙겨오려고 했는데 못한 것이 기억나더군요(불길한 징조 3). 그래도 7시 50분에 자리에 앉아(자리가 무지하게 좁더군요) 20학년도 6월 모평 경제, 과학 지문을 손으로 요약하진 못하고 밑줄치면서 읽은 뒤 한 번 더 읽었습니다. 그리고 8시 10분쯤에 초콜릿 하나 까먹고 손난로 하나 데워 배에 댔습니다. 샤프가 이번엔 좀 다른 거여서 수험표에 대고 한 번 써보는데 심이 너무 무르더군요. 그래서 전부 빼고 제가 가져온 심으로 바꾸려 하니 이번엔 샤프가 고장났습니다(불길한 징조 4). 이정도의 징조로도 작년같은 준비상태였으면 이미 처음 지문부터 제대로 못 읽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저를 믿었습니다. 제가 수능 전날 찬희 선생님께 받은 응원이 바로 그거였습니다. 찬희 선생님께서 "마음을 비우고 대인배의 마음으로 평소처럼만 보라" 하셨습니다. 제 마인드도 그거였습니다. '까짓거 어려운 거 나오면 틀리면 된다. 실수만 하지 말고, 맞힐 수 있는 문제만 모두 맞추자. 내가 못 푸는 문제는 처음부터 포기하자.' 긴장되다가 1교시 본령이 울리고 시험지를 넘기니 긴장은 풀리고 잡생각은 전부 사라졌습니다. 수십 번도 더 본, 그냥 모의고사처럼 느껴졌죠. 손가락 걸기도 자신있게 해내고, 맞힐 수 있는 문제를 모두 맞혔습니다. BIS비율 보기 문제와 뒤에 과학 한 지문, 그리고 15분이 남았을 때였습니다. 그때 든 생각이 '야 이거 못 맞혀도 된다. 편안히 풀자.' 해서 그 보기 문제 하나 틀리고 전부 맞았습니다. 솔직히, 채점 전에도 97점이란 걸 알았습니다. 모든 답을 지문의 명백한 근거에 의거해 찍었거든요. 정리하자면, 수능 날의 징조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멘탈이고 그 멘탈은 자신의 실력을 맏는 것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 멘탈을 챙기기 위해 부디 우직하게, '하루 열심히가 아닌 일년을 꾸준히'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 구거조아 19-11-18 14:06
- https://www.madal.co.kr/bbs/board.php?bo_table=er&wr_id=210
결국 제가 그날 아침까지 봤던 자료들에서 수능 문제가 나왔습니다. 전 윤동주 시인을 좋아하고 특히 '바람이 불어' 는 정말 좋아하는 시라서 나왔으면 좋겠는데 안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플러스알파닷에도 없었고요). 그런데? 그런데? 마지막장에 떡하니 있더군요. ㅎㅎ.... 여러분도 부디 스스로를 끝까지 돕기를 바랍니다. - 코레일 19-11-18 15:14
- "윤동주 바람이 불어".. 베오베 모의고사에 나와 있었어요.
"베이즈주의".. 베오베와 플러스알파닷 모두에 나왔고
"월선헌십육경가" "자전거 도둑" 플러스알파닷에 나왔고.
훌륭하죠. 덕 많이 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