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16수능후기] 2년 간의 수험 생활을 마치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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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1등급ㄱㅁ | 날짜 : 15-12-12 14:46 | 조회 : 824 | ||
 재수생입니다. 사실 100점은 아니라서 그렇게 좋은 성적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작년에는 4등급을 받아서, 나름대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자부합니다. < 현역시절.. 6월까지 나는 국어에 자신 있는 학생이었다> 고1때부터 저의 국어 학습에 대한 문제점은 결코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읽고 풀면 끝 아닌가?'라는 생각만으로 그냥 어느날 모의고사를 쳤고, 1~3등급 사이를 진동했었습니다. 그냥 틀리면 실수한 것으로 치부하고.. '왜 실수했는가?' 라는 생각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이러다 수능 보면 못해도 2등급 나오겠지?' 라는 생각으로 문제집이나 슥슥 풀었던 기억이 납니다. <현역 9월 모의고사.. 처참하게> 수능을 앞두고 마지막 실전이라 할 수 있는 9월 모의고사에 임했습니다. 처음으로 시험지를 받기 전에 긴장했습니다. 모의고사 이후에 등급컷을 보니, 1컷이 100이었습니다. 세상에.. 내가 틀린 문제는 세 문제인데.. 수시까지 있는 마당에,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 위해, 다시 국어 성적을 올려야겠다는 조급한 심정만 들었고, 처음으로 국어를 공부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마닳을 처음으로 시작하다> 주변 친구들을 둘러보니 마닳을 하고 있더군요. 한 친구는 9월 모평때 국어가 100점인데, 인강도 안듣고 마닳만 주구장창 풀고 분석하고, 반복하고.. 똑같은 책을 계속 사서 또 본다는게 이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보면 뭔가 100점을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쨌든 저도 마닳을 친구 따라서 샀습니다. 수능을 50일 남겼지만, 수능을 전혀 알지 못했던 학생이었던 저는 풀고 오답하고, 풀고 오답하고를 반복했습니다. '분석? 그건 먹는거야?'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긴장도 안하고 풀었으니, 당연히 1,2개만 틀렸고, 그게 제 실전에서의 실력인 줄 알았습니다. 심지어 거만함까지 생겼는지, 제가 틀리면 '내가 아니라 문제가 잘못 됐다!'라는 정신병(?)까지 생겼습니다. 그리고 수능날이 찾아왔습니다. < 더 처참한 결과를 맞이하다> 국어를 볼 때 이렇게 긴장한 적은 처음입니다. 다리도 처음으로 떨어봤습니다. 1번 문제부터 헷갈리고, 2번은 모르겠다 별표.. 3번도 모르겠다 별표.. 시험이 끝날 때까지 확실하게 답을 추려내지 못하고, 어설프게 답을 찍으면서 떨다가 결국 수능이 끝났습니다. 성적표를 보니 4등급..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처음으로, 그리고 가장 최악으로 받아보는 국어 성적이었습니다. < 다시 겸손한 마음으로 시작하자>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나는 나름 열심히 했는데.. 원래부터 국어를 못하던 친구와 같은 등급이라니.. 그러나 정말로 슬퍼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원서철이 찾아왔고, 저는 생각도 못한 대학을 쓰면서 '이건 내가 걸을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시를 모두 상향으로 쓰고, 재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집안 사정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 12월부터 독학(단과 학원 하나만 다니는) 재수를 시작했습니다. http://www.madal.co.kr/bbs/board.php?bo_table=brief&wr_id=10713 빠르게 공부를 시작해서 그런지, 4월~5월 즈음 되니까 슬슬 퍼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빨리 정신적인 충격을 줘서 다시금 공부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모 학원의 반수반에 들어갔지만, 거리도 멀고 수업도 만족하지 못하여, 다시 돌아왔습니다. 저의 국어 학습에 필요한 것은, 마닳 뿐이었습니다. 듣고 있던 인강조차도 내가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고, 기출의 내용을 체화하지 못한다면 쓸모가 없는 1시간짜리 영상일 뿐이었습니다. http://www.madal.co.kr/bbs/board.php?bo_table=brief&wr_id=15985 저는 남들과는 다르게, 일부러 해설지를 2번째 문제집을 구입할 때 구매했습니다. 문제지에 있던 답지도 찢어버렸습니다. 참을성이 없는 성격이라, 항상 풀다가 도중에 답지를 보기도 했고, 제가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드는게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가장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고민의 시간이 많을수록 수능 성적이 오르는데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6평을 보면서> http://www.madal.co.kr/bbs/board.php?bo_table=brief&wr_id=16941 6평 국어 문제를 푸는데, 작년 수능의 악몽이 떠올랐습니다. 1번부터 떨기 시작하더군요. 하지만 선생님이 쓰신 그 구절이 기억났습니다. '시험은 대범하게!' 정말 한번 놀아주자는 마음으로 45문제를 풀었습니다. '애매한 것은 치우고, 손가락을 걸자.', ' 이거 말고는 답일 수가 없다!' 이런 마인드들이 굉장히 도움이 됐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집에 와서 채점을 해보니, 100점이었습니다. 고1때부터 자부했던 국어 실력이었지만, 100점은 처음 맞아봤습니다. 1등급 컷이 100점이었지만, 작년의 트라우마를 깨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9평을 맞이하면서, 약간의 침체> 여름도 와서, 슬슬 새로운 지문도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세상에 널린 고난도 문제는 정말 많았습니다. 뭔가 어려운 것을 풀어본다는 지적 유희(?)에 몸을 맡기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기출에는 약간 소홀해졌습니다. 그러고 9평을 보니, 6평과 다르게 2개를 틀리면서 2등급으로 내려가더군요. 집에 와서 진지하게 성찰해보니, 고난도 지문을 풀면서 저의 독해 습관이 완전히 안좋게 바뀌었던 것이었습니다. 다시금 원래의 독해 방식으로 되돌려야했고, 어려운 지문들은 다시 멀리했습니다. <다시금 수능의 앞에 서서> 선생님이 하신 말 중에, '지문의 뼈대를 움켜쥐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이제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지문을 읽는 과정에서, ' 이 지문의 주제가 무엇이고,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를 찾으라는 말씀이셨습니다. 더불어 말씀하신 '관조'의 태도까지 가지면서, 수능을 대비한 마인드 컨트롤도 준비했습니다. 그러고 수능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마인드 컨트롤이 정말 잘됐는지, 화작 때 긴장하지 않고 웃으면서 풀기 시작했고, (감독관님의 수상한 시선이 느껴졌지만) 빠르게 답을 골라내며 80분을 넘겨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며 채점해보니 95점이었습니다. 풀면서 '아 이건 틀릴수도 있겠네. 헷갈리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던 문제들이라, 아마 저의 원래의 실력대로 본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얼마 전에 친구를 다시 만났습니다. 이 친구도 국어 때문에 재수를 했는데, 이번에도 1교시에서 무너졌더군요. 그 얘기를 듣고 있는데,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잘못된 방식으로 공부를 한 친구인데, 1년의 공부가 틀어졌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친구들이 한 두명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사실 교사를 꿈꾸었던 학생입니다. 하지만 제가 다니던 학교와 선생님들의 실제 모습은 저에게 실망만 안겨줬습니다. 그리고 좀 더 수험 생활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헌신할 수 있는 자리는 공교육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제가 있던 교육의 현장에서 여러 일들을 배우면서, 강사의 길을 걷고 싶습니다. 또 멘토 활동을 하면서, 국어 때문에 힘들어하는 수험생들과 함께 고민하고,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칠 지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