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16수능후기] 수험공부를 넘어 공부의 마음가짐을 깨우쳐준 '마닳'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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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rjwatson | 날짜 : 15-12-12 22:55 | 조회 : 1148 | ||
 안녕하세요. 올해 마닳을 공부하고 수능에서 1등급 받은 고3 학생입니다. 올해 겨울, 처음으로 마닳이라는 책을 접했습니다. 별 기대없이 그저 기출문제집이 필요해서 산 마닳 이었지만, 함께 샀던 <이겨놓고 싸우는법>의 찬희쌤의 첫번째 칼럼을 읽고 약간의 의아함을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국어에 별도의 개념 학습이 필요하다고 믿었던 저에게는 '기출반복학습'만으로 좋은 성적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을 받았고, 제가 믿고 이 책을 선택했으니 선생님이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는게 맞겠다고 생각해서 책이 배송된 그 날부터 (겨울방학 이었기 때문에) 매일 1회독씩 해 나갔습니다. 1회독때에는 그저 문제풀고 해설확인해보고 하는 정도였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국어문제를 풀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꽤나 힘들었습니다. 고 1,2때까지 국어는 항상 효자 과목이었고, 100점도 맞아 본 적이 있었는데, 어렵게 출제된 연도의 기출문제에서는 80점대까지 맞게 되어서, 그동안의 국어 공부가 겉핥기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2회독 부터가 진짜 공부였습니다. 1회독때 훑고 넘어간 것과는 달리 문제, 선지 하나하나 틀리고 맞는 이유를 따져가면서 공부하니 하루에 반회도 겨우겨우 해나갔습니다. 2회독을 할때에는 거의 2시간씩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힘든지도 모르고 해나갔지만, 시간이 갈수록 자신과 타협하고 싶었습니다. 끊임없이 논리적으로 따지고 설명하고, 그걸 두시간동안 하고 있으니 솔직히 책을 던지고 싶은때도 있었죠. 그러나 이 순간을 이겨내는 것, 그것이 1등급이냐 아니냐의 분수령이라고 생각합니다. 근육을 단련할때에 근육의 힘이 길러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근육이 상처입고, 그것이 회복되고,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그 고통을 이겨낼때, 완성된다고 합니다. 저는 2회독을 해나가면서 이 과정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비록 국어 공부였지만, 어떤 과목이라도 이런 임계점을 넘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주변 친구들의 강의듣는 모습과 인터넷상의 매혹적인 광고들을 보면서 흔들리기도 했지만, 내 머리로 생각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라는 신념을 가지고 2회독을 끝까지 했습니다. 2회독을 힘겹게 끝내고 나서야 글을 읽고 생각하는 속도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3회독 부터는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었고, 2권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반복해 갔습니다. 6평과 9평에서 국어는 쉽게 출제되었지만 실수로 인해 둘다 2등급을 맞아서 '이대로 좋은가'는 의심도 사실 들었지만, <플러스알파닷>을 제본하고 2번 반복해서 보면서 자신감을 쌓아갔습니다. 수능 일주일 전부터는 올해의 6,9평 시험지와 작년의 6,9평 문제를 다시 공부하고, 이틀 전에는 최근 가장 어려웠던 작년 수능 문제들을 푸는 사고 과정을 '복기'하면서 '이틀뒤에 마주할 문제는 이것보다는 쉬울거다' 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드디어 수능날, 아침에 긴장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한 번 쭉 돌아본 뒤, 심호흡을 하고, 어려웠던 지문들의 비문학 지문 요약을 했습니다. 이후 시험지를 받아들고 풀기 시작하는데 긴장한데다가 화작의 출제 형태가 기존과 달라서 당황하는 바람에 초반에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빼앗겼습니다. 비문학도 만만치는 않았지만, 확실한 선지에서 '손가락 걸기'를 통해 시간을 절약하고 기출을 반복하면서 얻게된 나름의 감각을 통해 빠르게 풀고 문학을 거치고 나니 15분정도가 남았습니다. 다시 한 번 검토후 답안지와 가채점표에 옮겨 적었습니다. 제가 수능을 치른후 마닳에 대해 느낀점은, 마닳의 효과를 완성하는 것은 '학습자'라는 것 이었습니다. <마닳>은 그 자체로 분명 훌륭한 책입니다. 선지하나하나 충실한 해설과, 필요한 개념의 정리, 그리고 질의응답내용까지 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위에서 서술한 그 '고난의 과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책을 덮고 편한길을 찾아 헤매는 사람에게는 그저 불쏘시개에 불과할 것입니다. 제가 들인 노력도 결코 완벽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완벽했다면 만점 혹은 1개 틀렸겠지요. 그렇지만 정말로 <마닳>에게 고마운 건,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고 그걸 깨달은 것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하게될 수많은 공부에 있어 지침이 되리라는 점입니다. 많은 후배들이 꼭 이 점을 깨닫기를 기원합니다. 1년간 감사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