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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후기 (보관용)

[2016수능후기] 난 최선을 다했으므로 이미 이긴 것이다.
글쓴이 : 한례 \| 날짜 : 15-12-13 21:40 \| 조회 : 831
안녕하세요:) 고3 현역입니다. 사실 1교시 국어 영역 시험을 보면서 얼마나 아찔했는지 모릅니다. ‘멘붕의 연속’상태에서 거의 반해탈 상태로 문제를 풀어나간 것 같습니다. 채점의 순간,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점수까지 각오하며 떨리는 손으로 가채점을 해나갔죠. 그리고, 95점 이라는 점수에. 정말 미친 듯이 소리라도 지르고 싶을 정도로 깜짝 놀랐습니다. 고3 때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던 –그리고 1년 내내 정말 간절하게 바랐던- 1등급이라는 최고의 결과를, 수능 때 이룰 수 있으리라고는… (아시잖아요. 목표는 항상 1등급 이면서도, 사실 그게 가능할까 하는 불안감!)　그래서 그만큼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너무 졸리고 공부하기 힘들 때마다 마닳 후기를 보고는 했었는데, 그 후기글을 제가 지금 작성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은근 떨리네요! 저는 이 후기글을 통해 내년 17수능을 응시할 학생분들에게 꼭 전해주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 모의고사와 수능은 천지차이 말 그대로입니다. 수능 끝나고 학교 친구들이나 다른 97 친구들과도 이야기를 몇 번 나눠본 바, 정말 많이들 공감하는 내용이 ‘제시문이 안읽히더라’ 였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평소 모의고사 때의 집중력을 절반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네요. 심지어 맨 뒤의 현대시는 컴싸로 선지만 휙휙 확인하면서 풀었어요. 거의 감으로 푼 느낌이었죠. 사실 틀린 문제들도 전혀 틀려본 적이 없는 문제들 이었습니다. (5번 8번) 딱 1교시 끝난 뒤에 가장 먼저 생각난 건 그동안 풀었던 ‘마르고닳도록’ 이었어요. 진짜 너무 허탈했거든요. 감으로 푸는 걸 경계하고, 항상 정확하고 섬세하게 푸는 연습을 그렇게 했었는데, 수능을 이렇게 보나... 싶었어요. 사실 그래서 마닳을 괜히 했나 생각도 했었지만, 마닳을 공부하며 제가 끊임없이 노력해왔던 작은 습관 하나하나들, 경험들, 사고방식 등이 없었다면, 과연 지금의 점수가 가능했을까요? 수많은 모의고사를 보면서도 쌓아왔던 그 소중한 경험들이 시험을 풀어나가며 저에게 잘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평가원 기출을 풀어나가며 기존의 풀이 방식을 거의 뜯어 고쳤다고 해도 무방하고요. 아직도 그 때의 혼란스러움이 생생하지만, 실전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마음가짐은 ‘내가 가는 길을 믿자! 내가 고르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와, ‘그래도 정답은 명백하다!’였습니다. 1교시 전, 이겨놓고 싸우는 법의 ‘수능 당일, 지켜야 할 것’ 부분을 읽는 것도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당황하지 마세요. 우직하게 평소의 마인드대로. 그리고 항상 실전이라는 자세로." 2. 해설지를 생각 없이 읽지 마세요 정말 보물같은 마닳 해설지죠. 사실 가장 멀리해야 될 것이 해설이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그 해설지를 ‘어떻게 최고로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생각해보세요. 사람마다 같은 해설을 읽고 얻어가는 것이 모두 똑같을까요? 아니요, 절대 아닙니다. 분명 ‘아 그렇구나’ 라는 깨달음만으로 해설지를 덮어버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성적을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문제 풀자마자 해설지를 보고자 하는 충동도 제발 고치세요. 틀린 문제에 대한 충분한 사고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러한 답이 나왔을까? 내가 생각한 것과는 무엇이 다르지? 왜 나는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지? 내가 어떤 부분을 놓쳤지? 다음에는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수많은 질문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설, 그냥 보지 마시고. 왜 그런 해설이 나왔는지 생각해보시길. 주어진 건 최대한 활용하세요. 그리고 혹시라도 ‘마닳풀고 있으니까 나는 성적이 오를 거야’ 이런 마음가짐 조금이라도 갖고 있다면 당장 때려치세요. 성적 떨어지면 문제집 탓할 확률 100%입니다. 그대 자신을 돌이켜보세요. 3. 끊임없이 질문하고, 자기성찰을 하세요. 사실 2번과도 연결되는 내용입니다만. 꾸준히 자신의 내부 문제를 탐구하고, 고민하세요. ‘내 문제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취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지.’ 기출 풀면서 어떤 유형의 문제가 나오고 제시문의 어떤 부분이 중요하며 문제는 어떤 순서대로 풀 것인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신이 풀어온 문제들을 다시 보면서 문제점을 탐구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다른 분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겠으나, 결국 열쇠는 자신이 쥐고 있는 거예요. 공부의 시작은 자기 진단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4.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세요. 국어 문제를 푸는 방법은 정말 사람마다 완전히 다릅니다. 거시적인 예: 가장 뒷 부분부터 풀어나간다, 취약 영역은 가장 나중에 푼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풀어나간다(사실 가장 많죠) 등. 미시적인 예: 문제를 먼저 본다, 지문을 먼저 본다. 등 저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지문을 꼼꼼히 읽은 후에 문제로 넘어갔습니다. 문제를 먼저 보게 되면, 그 문제가 너무 신경쓰여 지문을 집중해서 읽는 데에 방해가 되었거든요. 보기 문제는 보기를 꼭 먼저 읽거나, 내용 전개 방법을 물을 경우에는 좀 더 그 부분에 신경써서 읽기는 했죠. 어떻게 푸는 것이 자신의 성적 향상에 가장 유리할지 고민해보세요. +마닳을 푸는 것도, 이겨놓고 싸우는 법의 학습법을 그대로 따르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알맞게 유동적으로 조절하세요. 5. 그 외의 것들. -저는 일단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꼼꼼히 다 체크하는 편이었으나(마닳 풀며), 7월 때 시간 부족으로 허덕인 뒤로는 50분~60분 사이로 촉박하게 시간 재고 풀어나가고는 했습니다. 그 뒤부터는 적당히 10분 정도 남았던 것 같네요. 수능 때는 5분 정도 남겨서 검토하고 헷갈린 문제 다시 체크하고 가채점 하느라 바빴고요. -이 지문은 6분 내에 풀어야 해! 이런 마음가짐도 안좋습니다. 다른 이에게 쉬운 문제가 자신에게는 어려울 수 있듯, 저는 어려운 문제는 10분 넘게도 붙잡고 있었습니다. -문법에서 발목 잡히면 안됩니다. ‘반드시 다 맞는다’는 자세로 문법 개념들은 그냥 씹어먹으세요.. 문법 영역을 빨리 푸는 편이라 그나마 시간 조절에 유리했던 것 같습니다. -ebs비연계는 손도 대지 마세요. -봉투 모의고사는 딱 실전용으로만 푸세요. 그것이 실력 향상을 도와주지는 않습니다. -아, 그리고 ‘손가락 걸기’도 정말 좋지만, 저는 특히 ‘역 손가락 걸기’를 더 잘 활용한 것 같습니다. -시험 도중 헷갈리는 문제가 있더라도 일단 정답은 꼭 찍고 넘어가세요. 정 모르겠다면 어쩔 수 없지만, 앞 페이지로 돌아올 시간이 없다면 그 정답이라도 마킹해야죠. -여담이지만, 시험을 치면서 바로 앞에 서계시는 감독관 선생님이 너무 신경 쓰인다면, 저처럼 시험 보는 내내 눈치보면서 참지 마시고 주저없이 불편하다고 말씀드리세요.. 음, 마지막으로. 사실 점수나 등급이 떨어지더라도 정말 기뻤던 순간은 제가 확실히 문제를 푸는 게 달라졌다는 걸 느꼈을 때였어요. 오르지 않는 성적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그래도 실력 향상의 느낌은 생생하게 피부로 느꼈습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찬희쌤! 정말 감사합니다. 꼭 지녀야할 좋은 마음가짐들도 잘 배워갑니다. 2017학년도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 여러분, 항상 후회 없는 ‘지금’을 보내시길. ‘누구도 과거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할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결말을 맺을 수는 있다.’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