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16수능후기] 최악의 시험날이 수능날이었습니다. | ||
|---|---|---|
| 글쓴이 : 정시다합격 | 날짜 : 15-12-13 23:57 | 조회 : 1090 | ||
 안녕하세요 6월 모의고사를 치고 뒤늦게 마닳을 시작했던 수험생입니다. 이 글 현역으로 수능 치시는 분들이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ㅎㅎ 국어에 자만하셨던 분들, 수능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품으셨던 분들. 다 환상을 깨고 싶습니다. ㅎㅎ 저는 평소 국어에 자신감이 많았습니다. 항상 일등급을 유지해왔고 전교1등을 해본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다 자만이더군요.) 2014수능도 시간 재고 풀었을 때, 98점을 맞고는 고3생활에서 국어는 딱히 큰 고민거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제게 6월 모의고사는 충격이었습니다. 다들 물시험이었다고 말했는데 223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그 때부터 국어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마닳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1회독 때는 '이겨놓고 싸우는법' (고작 5천원이 아깝다고 ㅎㅎ)을 사지 않고 저혼자 쌩으로 풀었더니 좋은 결과를 딱히 얻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또 아침 자습시간에 다 끝내버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제대로 오답도 체크 안하기 일쑤였고요. 그러던 제가 2회독을 위해서 '이겨놓고 싸우는법'을 구입했고 이찬희 선생님의 말씀을 몇번이나 읽어가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마닳을 풀게 되었습니다. 전 이겨놓고 싸우는 법에 나오는 그대로 했습니다. 거기다가 저는 시간 안에 푸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시간을 재서 풀었습니다. 분명 주변 친구들 중에 ebs를 열심히 파는 친구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제 주위도 그랬으니까요.) 물론 많이 불안했지만 저는 ebs 연계도 제가 기출을 풀면서 쌓은 실력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믿고 수업 시간에 하는 ebs에 충실했었습니다. 이렇게 나름 열심히 한다고 하기는 했지만 9월 모의고사 때부터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국어칠 때 배가 아프더라고요. 그래도 수능날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9월 모의고사를 쳤고 다시 2등급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많이 실망했고 마닳 말고 다른 새로운 책을 풀어야 하는가, ebs를 더 파야하는가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고 (지금 생각하면 너무 고맙네요 ㅎㅎ)마닳을 풀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2회독하는데도 시간이 삐듯했었습니다.) 수능준비 막바지에 들어서면 너도 나도 ebs파이널, 누구누구파이널을 풉니다. 저도 부푼 꿈을 안고 그것들 다 샀습니다. 하지만 결국 마닳 오답도 제대로 못 마스터 했는데 수능 하루 이틀 남아서 이런게 무슨 소용 있겠나 싶어서 과감하게 버렸습니다. (괜히 쌓아두고 마음 고생 하시지마시고 푸실 만큼만 사세요. 아니면 버리세요 ㅠㅠ 아깝지만 수능을 위하여 .. ㅠㅠ) 그 대신 흔들리는 멘탈을 부여잡기 위해서 '이겨놓고 싸우는법'을 매일 야자 시간 끝에 봤던 기억이 납니다. 또 이찬희 쌤의 비문학 요약 지문도 매일 3개씩 했었어요. (진짜 큰 도움 됩니다.) 수능 5일전 쯤, 저는 일년 내내 걸리지 않았던 감기에 걸렸습니다. 너무 심해서 주변 친구들한테도 미안하고 기숙사에서 먼저 나와 링겔도 맞고 약도 먹었는데 도무지 잘 낫지가 않더라고요. 많이 속상했지만 제가 너무 속상해하면 힘들어할 부모님을 생각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컨디션 조절을 했습니다. (컨디션 조절이 최고입니다. 주변에 새벽 1시 넘어서 공부하던 친구들도 마지막이 되니 체력이 많이 떨어지더라고요.) 몸도 어느 정도 회복해서 수능 전날, 저는 모든 과목을 시간을 정해놓고 한번씩 훑자는 목표를 갖고 있었습니다. 갈색 회사 봉투에 수험장에서 꼭 볼 것들만 챙겨서 넣는데 얼마나 빵빵한지 ..ㅎㅎ(지금 생각하니 어이가 없네요. 그래도 이찬희쌤 비문학이랑 이싸법은 들고가보세요!) 그러다가 수학을 보는데 갑자기 생소한 듯한 개념이 튀어나와서 허겁지겁 보고 결국 베트남어는 때려치고 누웠습니다. 그래도 그날 봉투 안에 저에게 힘이 되는 말, 저를 믿는 말을 쓰면서 용기를 얻었던 거 같아요. 그렇게 수능치던 날, 고사장 문을 들어갈 때만 해도 괜찮았던 컨디션이 시험이 시작되니 최악으로 치닫았습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또다시 배가 아팠고, 아무 글자도 머릿속으로 못집어넣은채 결국 화장실을 다녀왔습니다. (진짜 너무 속상했었습니다...검문하는것도 무서웠어요 ㅠㅠ)갔다오고 나서도 컨디션은 여전히 별로였고 제가 집중이 잘 안 되고 있어서 주변의 기침소리도 너무 신경쓰였습니다. 결국 비문학을 못푼채로 문학 먼저 풀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손가락 걸기를 하면 다 실패해서 제가 준비해갔던 쪽지에도 '나는 손가락 걸기 하면 실패하니까 절대 하지 말자'라고 적어갔는데 ㅎㅎ 수능날 그렇게 많이 할 줄은 몰랐네요. 그렇게 시간이 모자라도 보니 미친듯이 손가락 다 걸어버리고 다시 비문학으로 돌아갔는데도 글자가 머리 속으로 전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3년간 이 시험을 위해서 준비했는데 첫시험인 국어에서 이런 상황이 오다니.. 너무 절망적이여서 국어 치는 동안에는 눈물도 안나왔습니다. 결국 단어 하나하나 끼워가면서 또 답지 상에서 중복되는 걸 지워가면서 풀기는 풀었는데.. 70점이라도 나오면 고맙다는 마음까지 들 정도로 최악의 시험이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표정이 괜찮더라고요. (그 때 두번 절망했죠.) 그래도 제2외국어 까지 꾸역꾸역 버티고 나왔습니다. (다른 친구들 제2외국어 포기하고 집으로 가는데 저도 너무 가고 싶었어요..)국어 끝나고 다른 시험 치는 동안 너무 억울하고 힘들어서 눈물도 계속 났습니다. 쉬는시간에도 준비한 갈색 봉투는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멍하니 지나갔고요. 멘탈이 완전히 깨져버렸죠. 시험장에서 나와 부모님을 보고 계속 울었습니다. 너무 부끄럽고 제가 한심해서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확인한 국어 점수는 98점. 너무 믿기지 않아서 몇번이고 다시 쳐다봤네요 ㅎㅎ 그래도 가채점이다 보니 수능 성적표 배부날까지 계속 떨다가 이제 마음 놓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수능날 제가 최고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실력을 발휘해서 최고의 성적을 받아올거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수능날이 최악의 시험날이었습니다. 여러분에게는 그런 일이 안생겼으면 좋겠지만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걸 항상 염두해 두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수능을 모의고사 치듯이 편안하게 봤다고 하는 사람들은 진짜 노력을 안했거나, 진짜 노력을 너무 많이 했거나, 아님 강철멘탈을 갖고 있거나 이 셋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세가지 케이스다 안들어갔어요..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끝까지 어떻게라도 풀려고 했던건 이찬희쌤이 저에게 해주신 정신교육과 저에 대한 믿음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무의식속에서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들이 저를 끝까지 정신차리게 했던거 같네요. (저처럼 늦게 사시지 마시고 이겨놓고 싸우는법 꼭 사세요! 강추입니다!!) 이렇게 마닳을 풀게되서, 또 이찬희 선생님을 만나게 되서, 제게는 최악의 수능날, 최선의 결과를 얻었습니다. 수능을 치시는 수험생 여러분들도, 선생님을 믿고 꾸준히 마닳 하시면 결국 1등급이라는 숫자를 만드실 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절대 저처럼 자만하지마시고 끝까지 마닳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수능은 진짜 멘탈싸움이니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면서 후회없이 수험생활 보내시길 바랄게요. ㅎㅎ 마지막으로 제가 진짜 고3생활 하면서 꾸준히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건 그 과목들을 다 좋아하려고 애썼기 때문이예요ㅎㅎ 이런 말 들으면 어떻게 공부를 좋아하냐 라고 하실 수 있지만 국어의 매력, 수학의 매력, 하나하나 찾다보면 정말 그 과목들의 좋은점들이 생기더라고요. (수학 좋아지기가 상당히 힘들어서 마지막에 삣끗하긴 했네요 ㅎㅎ) 서울대 갈 성적도 아니여서 한국사 선택한다는거 다들 말릴 때, 제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한국사 선택했습니다. 정말 힘들기는 했는데 오히려 제가 좋아하는 과목을 공부하다 보니까 수험생활에 큰 힘이 됬어요. 물론 전략적으로 사탐을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자기가 정말로 좋아하는지 잘 맞는지 따져보시고 공부하시면 좋을거 같아요 ㅎㅎ 주저리 주저리 말을 늘어놓기는 했는데 글재주가 부족해서 하고 싶었던 말은 다 못했네요 ㅎㅎ 이찬희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모든 수험생 여러분 항상 응원하고 파이팅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