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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후기 (보관용)

[2020수능후기]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글쓴이 : 대박2020 | 날짜 : 19-12-08 19:36 | 조회 : 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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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수 백분위 92-96-96
일반고 현역 이과생입니다. 가채점 결과 정확히 컷점수를 받아서 조마조마 했는데 그래도 1등급은 건졌으니 후기 남겨봅니다.

3년 동안 국어는 모의고사에서 꾸준히 좋은 등급을 받아왔기 때문에 겉으로는 크게 성적이 상승하지 않은 것 같지만, 18년 11월 시간재고 풀어 본 작년 수능 국어는 60점대였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끝날때까지 화작이 뭔지, 국어가 총 몇문제고 제한 시간은 몇분인지 등등 기본적인 것조차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어찌어찌 점수만 잘 나왔을 뿐 거의 ‘노베이스’ 상태였는데 이정도 점수를 유지한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에요. 올해 대학을 갈지 말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국어 덕에 수시 최저는 모두 맞췄어요ㅋㅋㅠㅠ


[마닳을 공부한 과정]
실질적인 회독 수만 본다면 1권은 3~4회독정도, 2권은 2회독, 3권은 1회독만 했습니다.
<이겨놓고 싸우는 법>을 읽기는 했지만, 순서를 정확히 지키지는 않았고 1권과 2권을 번갈아가면서 했어요. 수능 직전에는 따로 마닳을 다시 사지는 않았고, 기출문제를 인터넷에서 받아 확대해서 뽑아서 풀었습니다.
1회독을 할 때는 아침에 한 회 풀고 채점해서 오답을 다시 고민해보고, 10분 이상 고민해도 답이 안나오면 그냥 해설을 봤어요. 학교 방학 자습 때 ‘너는 여기 와서 마닳만 하니?’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마닳만 했습니다. 꾸준히 밀리지 않고 해서 겨울방학이 끝나기 전에 1,2권 1회독을 끝낼 수 있었어요.
개학하고 나서가 문제였습니다. 겨울방학때 착실하게 해오던 2회독을 제 마음대로 막무가내로 하기 시작했어요. 문학은 제대로 안하고 비문학만 하거나 어떤 회는 두번씩하고 어떤 회는 안하고 해서 사실 회독을 했다고 하기도 애매한 것 같아요. 특히 5월에 실전 연습을 한답시고 이미 두번씩 풀어본 기출을 시간 재고 급하게 풀고, 나온 점수에 자만했던것은 정말 시간을 버리는 짓이었어요. 결국 6월, 시험장에서 역대급 멘탈붕괴를 겪게 됩니다.
결국 회독을 제대로 한 것을 여름방학부터예요. 매일 아침 8시부터 12시까지를 전부 마닳에 투자했고, 이 때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점수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 때부터 비문학 요약 과제도 하루에 2지문씩 하기 시작했습니다.
1,2권 재회독과 3권 1회독까지 마친 후 본 9월 모의고사는 다시 본 궤도로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사설 모의고사는 베오베와 다른 사설 3회 총 8개를 9월 중순 이후부터 8주동안 토요일마다 학교에 나가 친구들과 시간 재고 풀어봤습니다. 하지만 이 이외의 시간에는 1권의 최근 기출을 다시 씹어보거나 플러스알파닷으로 연계작품을 복습하는 데에 열중했던 것 같네요.


[하고 싶은 말]
(1) 다른 것을 하기보다는, 기출을 뜯어보는데 시간을 아끼지 말아주세요.
저는 흔히 말하는 평가원의 ‘좋은’ 문제를 알아볼 만큼 실력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당부를 드리는 이유는 한 지문을, 한 문제를 오래 뜯어보다 보면 항상 새로 발견하는 것들이 있고, 여러 번 다시 볼 때마다 느끼는 바가 달랐기 때문이에요.
여름방학 때 비문학 같은 경우 한 회의 모든 지문을 처음 문제 풀기 전에 한번, 문단별로 핵심 내용에 빨간 줄, 주요 곁가지 내용에 파란 줄을 치면서 두 번, 내용 요약을 하면서 세 번 보고 넘어갔습니다. 그러고 나면 나중에 다시 돌아와서 볼 때 지문 읽는 느낌이 확실히 달랐어요. 내용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다음에는 어떤 내용이 나오게 될지, 이 지문에서 다른 추론 문제가 나온다면 어떻게 낼 수 있을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중요한 문장은 어떤 문장인지, 이 부분에서 작년 수능처럼 꼬아서 낸다면 해결할 수 있을지 등등 더 깊게 탐구 할 수 있게 되고요.
문제를 풀 때는 45문제 전부 공책에 선지마다 왜 옳은지 왜 그른지 생각한 과정을 적어두고 해설과 비교했습니다. 틀리거나 어려웠던 것들은 그 밑에 빨간 펜으로 다음에 이런 문제를 만난다면 어떻게 할지 적어뒀어요. 이렇게 한 회를 풀려면 네다섯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이런 시간이 정말 공부가 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국어 실력은 정말 암묵지같은거라 스스로 시간들여서 고민해야 실력이 늘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지루하고 졸리고 힘들었지만 추론 문제에서 더 빠른 판단 과정을 찾아내거나, 평가원 문학의 감이 잡히는 게 점점 느껴지거나 했을 때 정말 즐거웠던 것 같아요.


(2) 주변 상황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방식을 정하고 밀고 나가세요.
제 학교는 일반고지만 수능 만점자도 종종 나올 만큼 흔히 ‘학군이 좋다’라고 말하는 곳의 학교입니다. 그만큼 제 주변엔 간지나는 주간지나 사설 모의고사, 고난도 대치동 현강 교재를 들고 다니는 친구들도 많았어요. 그런 걸 보다보면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내가 공부하는 방식은 가성비만 좋은 구식 방법인가?라는 의심이 계속 들어요. 특히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때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겨놓고 싸우는 법의 내용이 큰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제 방식을 끝까지 고수했고, 후회가 남지 않습니다. 다른 걸 전혀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마닳’이 최고의 공부법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마닳을 접하지 않았더라면 의심과 걱정에 휩쓸려 다니다가 이도저도 못하고 성적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3) EBS에 너무 시간 쏟지 말고 문학 기본 실력을 쌓는데 더 집중해주세요.
제가 이번 수능에서 가장 후회하는 부분입니다. 학교 수업이 수능특강과 수능 완성으로 진행되었고 내신 공부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연계공부는 꽤 꼼꼼하게 되어 있었으니, 이걸로 내 약점인 문학을 커버치자! 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네요ㅋㅋ 저는 항상 문학 실력이 많이 부족한 편이었어요. 현대시와 고전시가는 그래도 열심히 해서 어느정도 극복해냈지만 고전 소설을 읽어내는 것은 항상 복병이었고, 기출문제중 ‘삼대’같은 내용파악이 힘든 소설은 문제에 손도 못댈 정도로 힘들었어요. 수능날 정말 나오지 않길 바랐던 유씨삼대록이 실린 걸 보는데 힘이 쭉 빠지고 그냥 슬프더라고요..ㅋㅋ 힘들었던 그 ‘삼대’ 기출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쌓았으면 틀리지 않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리고 EBS공부가 오히려 독이 될 때도 있습니다. 시문학류 같은 경우는 공부해뒀던 해석과 문제에서 요구하는 해석이 다른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혼란이 가중되고 시간 뺏기게 돼요. 비문학 같은 경우는 내신 공부를 하면서 질 낮은 EBS 독서 지문도 꽤 많이 공부했지만 아직까지도 어디서 연계되었는지 잘 모르겠으니 말할 것도 없죠.
연계는 정말 플러스 알파, 딱 그 정도로만 활용하는게 정답인 것 같네요.


이번 수능에 아쉬움이 남지 않는 것을 아닙니다. 9월 이후에는 만점을 바라보고 공부했었고, 문학에서 30분씩 미련하게 잡고있느라 비문학을 급하게 풀었던 것도 자꾸 마음에 걸려요. 하지만 올해 공부했던 방향과 노력에는 위에 언급한 것 외에 큰 후회는 없습니다.오히려 돌아보니 뿌듯한 마음이네요.
내년에 교육과정이 바뀌는 것 같던데, 이겨놓고 싸우는 법에 나와있는 대로 ‘읽고 이해하고 판단하는 능력’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는 후배분들도 끝까지 우직하게 이 능력을 쌓는 것에 집중한다면 실패할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제 바보같은 질문과 상담에 일일히 친절하게 답해주시던 멘토분들, 그리고 해설지와 이겨놓고 싸우는법을 계속 읽다 보니까 혼자 정들었던 이찬희 선생님, 1년동안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닳하면서 정말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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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박정현 19-12-09 18:27
그동안 수능 공부 해내느라 정말 고생했습니다.
1등급 축하드리고, 지금의 경험이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힘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짓길 바랍니다.
수고 많았어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