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14수능후기]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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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야망 | 날짜 : 13-12-12 14:47 | 조회 : 1362 | ||
 수능 세번째 본 학생입니다. 그리고 수시에서 소위 말하는 중/경/외/시 라인의 모 대학에 붙었습니다. 사실, 고3때 수능 점수에서 학번만 2년 후퇴한 셈인데.. 그래도 2년이 버려진 시간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살면서 언어를 못한다고 생각해본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남들이 어렵다고 쩔쩔매던 외고대비 문제도 술술 풀렸고, 고등학교 올라와서도 성적이 줄곧 좋았기 때문입니다. 1학년때 잠깐 주춤했지만 그때뿐이었고 1학년 2학기~ 3학년 1학기까지 치러진 모든 모의고사에서 1등급을 받았습니다. 백분위는 대개는 98-99 사이였습니다. 고3때 치러진 평가원 주관 모의고사에서도 100점을 맞는 등 (이때는 많이 쉬웠죠.) 언어에 대한 자신 내지 자만은 계속 커져갔던 것 같습니다. 수능때 언어에 대한 불안은 전혀 없었고, 아주 만족스러운 점수는 아니었지만 95점으로 97%의 백분위가 나왔습니다. 1등급이죠. 원서질에서 처절히 실패해서 재수학원에 가게 되었지만, 내가 재수하는 이유는 수학 때문이지 언어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교만이 마음 한 구석에 있었습니다. 그 결과는? 1년을 더 했는데 언어가 2등급 끝자락이 나왔습니다. 사실 불안한 징후는 전부터 있었습니다. 재수할때 6,9평 등급이 3등급 2등급이 나왔지만 애써 불안한 기색을 감추고 대범한 척 했죠. 내가 여태까지 받아온 1등급이 20개는 되는거같은데.. 이런 두번의 시험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전 왜 제 능력에 그토록 확신을 가졌을까요? 현역때보다 훨씬 망한 점수로 대학에 가게 되었습니다. 삼수는 죽어도 하기 싫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그 대학이 마음에 찰리가 없지요. 1학기만 하고 바로 반수하러 돌아왔습니다. 개정된 국어, 작년에 충격을 줬던 언어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앞섰습니다. 그때 친구가 제게 권한게 <마닳>이었습니다. 교재와 해설지를 보자마자 '바로 이거다!' 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기출문제를 이런 방식으로 분석할 수 있다니요. 제 자신의 내공이 나날이 쌓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자습관리학원을 간 턱에 시간은 남아돌았습니다. 아침에 7시 40분에 학원에 도착하면 무조건 비문학 요약과제부터 시작했습니다. 보통 2~3지문 정도 했는데 이게 국어에 대한 감을 유지하는데 최고였습니다. 사실 재수학원에서도 이와 비슷한 학습을 시키긴 했는데,, 얼마 못 가 그만두었거든요. 이찬희 선생님이 성심성의껏 만들어주신 A4 형식덕분에 편하게 잘 할 수 있었습니다. 비문학 요약과제가 끝난 후에는 마닳 1회분을 풀고 해설지를 분석했습니다. 각권의 1,2회독때는 하루에 한 회씩, 3회독때는 하루에 두회씩 풀었습니다. 원래 기초가 없지 않았기에 틀리는 개수가 썩 많지는 않았고 덕분에 빠르게 진도를 뺄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플러스알파닷!>이 나와서 시간이 애초 예상보다 조금 더 걸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3달 반만에 1,2권 3회독을 끝냈습니다. 9월 평가원때는 92점 2등급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대범해지려 노력했습니다. 아직 내가 문법이 완벽하지 않아서 두 문제를 여기서 틀렸다. 그리고 한문제는 문제를 잘못 읽어서 그런 것이다. 진정한 내 실력으로 틀린것은 단 한문제니,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담금질을 하자. 9월 평가원이 끝나고도 마닳 기출분석을 꾸준히 했습니다. 비문학 요약과제도 매일 했습니다. 플러스알파닷!에 있는 B형 문법문제를 두번씩 풀었고, A형 문법문제까지 다 풀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수능에 나올 문법 문제가 두렵지 않았습니다. 당일날, 시험 한두번 보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떨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막상 시험지를 받아드니 약간은 긴장이 되더군요. 어쩌면 좋습니까? 첫 지문부터 막힙니다. 화작문인데.. 3번 답이 .. 여러개인것 같습니다. 꽤나 오랜 시간을 고민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근거를 찾아서 넘어갔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이 있는데요, 찬희샘이 실전연습을 강조하시잖아요. 적어도 한달에 한두번은 감독관 체제 하에서 사설이든 교육청이든 시험을 봐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것의 중요성이 여실히 느껴지는 순간이 바로 수능 당일입니다. 평소에 치른 시험을 통해 몸이 체득한 시간관념이 있습니다. 내가 보통은 몇분남았을때 몇번까지는 푼다.. 같은 관념이요. 이게 멘붕을 막아줍니다. 이번 수능에 이상의 수필 작품이 나왔습니다. 파본검사를 할 때 이상의 작품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습니다. 왜나면 9월 사설 모의고사에 이상의 수필작품이 맨 뒤에 실려있던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의 작품은 난해하기 때문에 촉박한 상황에서 접하면 멘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수능 당일날 비문학을 다 풀자마자 바로 전 맨 끝페이지로 넘어가서 이상의 작품을 풀었습니다. 분명 어려운 문제는 아니였습니다만,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었다면 제대로 독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런 것은 실전 훈련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입니다.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반의 위기를 잘 넘겼으나 만만하지는 않은 시험이었다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비문학에서 한 문제, 문학에서 한 문제를 틀려서 96점으로 1등급 커트라인에 딱 걸렸습니다. 사실 틀린 문제들은 저를 쥐어박고싶어질 정도로 꽤나 쉬운 문제들이었지만... 아주 좋은 점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만족합니다. 2년만에 되찾은 1등급, 찬희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