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15수능후기] 6개월 간의 긴 여행을 마치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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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Oxford | 날짜 : 14-12-13 23:52 | 조회 : 1409 | ||
 성적부터 말씀드리면 수능에서는 2등급입니다. 먼저 그동안의 공부를 말하기 전에 사실 제가 마닳 홈페이지를 수능 끝나고 다시 들어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것도 "수능 후기"를 쓰러 말이죠. 그것도 마지막 날 밤 11시에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수능 이전까지만해도 100점 맞고 당당하게 후기 쓰고 티 받고 후배들한테 그렇게 국어 못하던 내가 '마닳로 이 정도까지 이룰 수 있었다'고 추천할 생각에 들떠 있었습니다. 그런데 칸트고 뭐고 어려운 것 다 맞아놓고 쉬운 것 3개 틀려 가채점으로 확정된 순간 뭐랄까 이전의 내 지나친 자만감에 대한 자괴감(?)이 들어서 어리석게도 회피해버리는 것을 선택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참 부끄럽습니다. 저는 수능 이전에 6월부터 쭉 100 아니면 98로 국어만큼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수능 성적에 상관 없다. 이미 나는 승리했다"고 여겼습니다. 원래가 점수라는 것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기도 했죠. 그런데 막상 점수가 그러고 나니 선생님께 질문드렸던 것에 대한 기억, 4회독을 돌리는 시간들, 선생님의 플알에 대한 정성.. 저의 국어에 대한 노력들이 생각나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렇게 자숙한지 정확히 수능 이후 한달이 되었죠 이젠 다시 수능이전의 마음으로 돌아갔습니다. 좀 오글거리기도 하는데.. 더이상 피하지 않으렵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죠.. 사실 6월 이전까지 수능 국어는 '공부하지 않은 과목'으로 알았습니다. 아니, 사실 공부 하나마나 영향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죠. 실제로 1 -> 2학년 오면서 국어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는데도 4등급이 유지되었으니까요 이과에는 국어가(아주 못하지만 않으면) 크게 영향력이 없다고 하길래 더 그런 식으로 저를 합리화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친구의 마닳에서 '학생들에게 읽고 생각하는 법, 옳고 그름을 주체적으로 판단하며 살아가는 법을 가르친다'는 말씀...을 쓰신 '이찬희'선생님을 만나고 제 (적어도 국어라는 영역에서는 평생) 인생에 한 획을 그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말에 꽂히고 그만큼 열심히 노력했고 6월 모의고사 즈음에 9회정도 1회독 하고 있었는데 100점이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인간이 45문제를 하나도 안 틀릴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를 갖던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죠. 돌이켜보면 6, 7월은 매일 5~6시간을 마닳에 투자했기에,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3회독을 할 때즈음 선생님이 말하신 '읽고 판단하는 능력'이 과연 내가 상승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죠. 그 생각으로 더욱 분발했고 이후 10월까지 모평을 보면서 충분히 확인했다고 생각합니다. 내용적으로는, '전체의 눈으로 부분을 보라' '뼈대를 파악하라' 등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것은 사실 선생님 말씀대로 말로 듣는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그런 '눈'은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정말 이 부분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6월부터 이어진 질문게시판에 올린 끊임없는 저의 질문들.. 하나하나 답해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가끔은 단답형으로 해주셔서 서운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너무 저만 생각한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들이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게 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6개월간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재수를 하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국어에서 배워야 할 것은 다는 아니라도 100에 99정도는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배움은 수능 점수따위로는 환산할 수 없을 겁니다. ps. 사실 그동안의 시간을 생각하면 티가 받고 싶긴 하지만 여러모로 제가 부족해서 못받아도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저는 지금 이 글을 선생님께 올린 것만으로도 올해..국어만큼은 기분좋게 마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참. 그리고 마닳은 후배들에게..동생들에게 반드시 추천할 겁니다. 이게 마닳 게시판에서는 마지막이겠군요.. 이제 6개월 간 여행을 마무리짓고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것들로 더 큰 세상에서 뵈야 겠습니다.. (아, 언제 한번 뵈서 밥 한끼 같이 했으면..도 싶네요 ^^..)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이찬희 선생님. 2014/12/1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