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16수능후기] 공부 과정 및 다음 수험생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들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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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holden | 날짜 : 15-11-17 20:28 | 조회 : 128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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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16학년도 대수능 국어B형 응시한 한 수험생입니다. 2017학년도 대수능 준비하실 수험생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그리고 제 자신이 어떻게 국어 공부를 했는지 정리해 보고자 이 글을 씁니다. 1. 고3이 되기 전까지의 국어 공부 및 성적 고3이 되기 전까지 따로 국어 공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학교에서 배우는 시나 소설을 다른 여느 학생들처럼 읽었던 것 같습니다. 중학생 때와 고1, 고2 때는 딱히 성적에 신경 쓰지 않아, 따로 국어 공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음수율, 음보, 전지적 작가 시점, 말하기(telling), 보여주기(showing) 같은 기초적인 개념 또한 잘 몰랐습니다. 다만 책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중3 때부터 소설과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다른 학생들보다는 많이 읽었습니다. 한국 문학은 김영하 같은 비교적 젊은 작가들 위주로 읽었고, 외국 작가들 작품들을 비중을 둬 읽어서 이게 수능 준비할 때에는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수능에는 보통 권위 있는 한국 문학작품들이 많이 오르니까요) 독해력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읽어서 철학과 사회학에 대한 교양 수준의 지식과 기타 잡지식들을 쌓을 수 있었고 이는 비문학 인문사회예술지문 독해할 때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울러 자유롭게 토론하고 남의 생각에 문제제기할 수 있는 환경 속에 자주 노출됐는데 이 또한 전반적인 논리력 향상에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국어를 따로 공부하진 않았지만 독서가 뒷받침이 된 때문인지 고1, 고2 때 국어는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항상 2등급 아니면 1등급이었네요. 아마 거의 2등급이었을 겁니다. 문학에서 많이 틀렸어요. 첫째 이유는 선지 판단할 때 상당한 주관을 끼얹었기 때문이고, 둘째 이유는 '시(詩)'의 형식에 익숙하지 않아서였던 것 같습니다. 요컨대 수능 및 교육청 모의고사의 출제 방식과 문제풀이 방식을 잘 몰랐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제일 정답에 가까운' 선지를 골라야 하는데 시나 소설을 제 멋대로 읽어 놓고 왜 이 해석은 안 되냐, 역시 시험은 이상하다, 하면서 툴툴거린 거죠. 그렇게 2등급, 간혹 1등급 받다가 고2 11월, 내년이면 고삼이겠다는 생각에 2015학년도 수능 문제지를 다운받아 풀었습니다. 아마 88점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부터 국어 공부를 좀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며 어떤 분은, 원래부터 잘 했는데 무슨, 배부르고 재수 없는 소리 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 확실히 공부할 때 어드밴티지를 가지고 시작한 게 맞습니다. 공부 하면서 막 크게 성적이 안 나와서 화나고 불안하고 그런 적은 없었습니다. 글이 이해가 안 돼서 짜증난 적도 없었구요. 즉 제 상황은 상당히 특별했던 거죠. 그 점은 감안해 주셨음 좋겠습니다(그래도 과거의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학생분들에게는 꽤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2. 고3 때의 국어 공부 1) 2-4월: 마닳 1권, 설렁설렁 마닳 1권을 2014년 말 쯤에 사서 몇 번 풀다가 2015년 2월부터 시작했습니다(2014년판 문제집). 그때는 공부를 별로 안 해서, 그리고 하던 공부도 영어 공부에 집중해서 마닳을 일주일에 한 회 풀었습니다. 아마 그때까지는 자만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국어 공부 열심히 안 해도 어느정도 나올 거야. <이겨놓고 싸우는 법>은 읽었지만, 굳이 여기의 방법론이 나에게 필요한가? 싶기도 했습니다. 나는 국어에는 시간을 덜 투자하고 영어나 수학에 더 시간을 투자해야지. 이런 생각?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 80분을 재고 한 회 풀고 그랬습니다. 역시 시에서 많이 틀렸습니다. 고전시가는 읽는 법도 몰라서 대충 때려맞췄지요. 문법에서도 많이 틀렸습니다. 한 회에 3-5개 정도 틀렸던 기억입니다. 그럼에도 타성에 젖어 딱히 틀린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부하지를 않았습니다 ^^;;... 지금 생각하면 좀 한심하지요. 그리고 문제를 잘못 읽어서 틀린 문제도 좀 존재했습니다(부정 발문을 긍정 발문으로 잘못 읽는다든지). 여하간 1권을 설렁설렁 공부하며, '제가 어디에 약한지', '수능 국어는 대충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파악했습니다. 3월 모의고사와 4월 모의고사는 모두 96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2) 5-7월: 마닳 1권 2회독 및 2권 1회독, 열심히 하기로 다짐 역시 마닳 1권 2회독은 2-4월 때처럼 설렁설렁 했습니다. 그래도 전에 봤던 기억이 있고, 문제풀이가 익숙해져서 한 회당 두 개 이상으로 틀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도중 2권을 접했는데 이게 제게 좀 큰 충격이었습니다. 한 회당 다섯 문제는 우습게 틀렸습니다. 어렵다고들 하니까 정신 바짝 차리고 열심히 풀어야겠다 하면서 치열하게 풀었는데, 그랬습니다. 특히 자신있었던 비문학에서도 빈번히 틀렸습니다. 그러면서 제 공부 방법에 대한 회의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조금만 어렵게 나와도 이렇게 우수수 틀리는데... 그간 너무 자만했던 건 아닐지. 어렵게 나와도 객관적 판단에 입각해 빠르고 정확히 판단해야 진짜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 이후로 하루에 마닳 1회씩 꾸준히 풀고 비문학 요약 과제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서 틀린 문제들을 하나하나씩 되짚으며, 이건 왜 틀렸나, 어떻게 하면 틀리지 않을 수 있었나 등등을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문제를 풀 때의 판단 프로세스를 복기하다보니 제가 틀리는 방식에는 일종의 패턴 같은 게 존재하더라고요. 예컨대 선지를 눈으로 슥 훑어 읽어서, 평가원이 파 놓은 세밀한 함정을 지나치는... 이것 말고도 지문의 디테일을 꼼꼼히 읽어내지 못한다는 맹점도 있었구요. 전체의 눈으로 부분을 보지 못한 것이죠 ㅎㅎ... 암튼 이런 실수 및 오판들을 줄이기 위해 꽤 깊이 고민했습니다. 이 고민 과정들이 저에게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비로소 나의 약점들이 뭔지 알기 시작했고 이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깊은 성찰을 하게 됐으니까요... 고민의 흔적은 마닳 2권 풀고 난 후의 학습 보고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학습보고 게시판에 아이디 holden 으로 검색해서 보셔도 됩니다): http://madal.co.kr/bbs/board.php?bo_table=brief&wr_id=19579&sca=&sfl=wr_name%2C1&stx=holden&sop=and 3) 7월 이후: 문제풀이 스킬의 체화 7월 이후부터는 꾸준히 하던 대로 매일 한 회씩 풀고 비문학 요약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1권 3회독을 시작할 즈음에 무언가 깨달음이 생겼습니다. 뭐랄까... 기출과 문제 풀이에 정말로 익숙해지는? 그런 순간. 그러니까 뭐가 보이는 순간이죠. <이겨놓고 싸우는 법>에 언급되는 것처럼... 꾸준히 기출을 보고 푸니까 수능 국어 문제들의 문법, 형식, 평가원의 출제 수법, 이런 것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를테면 문제풀이 스킬의 체화 아니면 출제자의 눈으로 문제를 보게 된 것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는데, 예를 들자면 다음 것들과 같은 변화입니다: - '화법' 지문을 읽으면서, A라는 사람은 어떠어떠한 말하기 방식(e.g. 공적 상황이므로 높임말을 쓴다, 설의적 표현으로 자신의 입장을 강조한다)을 사용하고 있구나, 문제들에서 대충 그런 걸 물어보겠구나, 하고 예상을 합니다. 예상이 꼭 맞는 건 아니지만, 문제 풀 때 상당히 수월합니다. - '작문' 지문을 읽으면서, 작문 상황에 제시된 자료가 빠르게 읽힌다(아, 이게 글 개요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겠구나). 보통 작문에서는 선지에서 디테일이 살짝 틀린 내용을 출제하는데 그런 것들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 '문법' 문제는 여러 음운 변동 상황을 익숙하게 많이 봐 왔으니 상당히 빠르게 풀 수 있다. - '독서(비문학)' 지문에서 전체의 눈으로 부분을 본다. 지문을 한번 읽고, 웬만큼 쉬운 선지는 한번에 판단할 수 있다. 선지가 지엽적 내용을 묻는다면 빠르게 지문을 다시 찾을 수 있다. - '시'를 읽으며 두 시의 공통점 같은 걸 대략 찾을 수 있다. 완전히 헛소리 같은 선지를 빠르게 배제하며, 두 시의 가장 공통적인 특징을 수월히 찾을 수 있다. 평가원의 출제 수법이 보인다. 예컨대 '인생의 무상함'을 느낀다거나, '현실 저항 의식을 다진다'는 진술은, 시에 명백히 그런 정서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대부분 오답이다(학생들을 낚기 위한 것). 시의 주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그 주제에 벗어나는 진술들(헛소리들)을 수월히 가려낼 수 있다. '문학'도 비슷하다. 이런 눈[眼]이 생기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더라고요. 일신우일신이라 해야 하나? 꼼꼼히 문제들을 분석하며 푼 것에 대한 결과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이정도 되니까 문제풀며 시간이 좀 남더라고요. 15분에서 20분 정도? 그 시간동안 애매한 문제들을 검토하곤 했습니다. 9월 모평 원점수는 100점 받았습니다. 다만 '스타이컨' 지문에서 오답률이 높았던 정오판단 문제를 소거법으로 풀었는데, 그게 아쉽더라고요. 해설을 보니 지문에서 제대로 근거를 찾을 수 있었는데, 왜 나는 지문을 한 번 더 읽었음에도 그걸 못 찾아서 소거법으로 풀었나... 9월 이후로 제가 느꼈던 제 문제점 하나는 디테일을 잡아내는 능력의 부족이었습니다. 9월 이후로는 이것을 중점으로 마닳 3권을 풀고 1권을 4회독했습니다. 10월에는 실전연습 겸 EBS 수완 실모를 풀었습니다(퀄리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문법에서 좀 틀리긴 했는데... EBS 문법은 원래 어렵게 내니 공부하는 마음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수능 2-3주 전부터 EBS 문학을 정리했습니다. 그간 공부한 것들 연습하는 겸, 벼르고 벼른 문제풀이 방법을 실전에 적용하는 느낌으로 풀었던 기억입니다. 플러스알파닷도 공부하긴 했는데, 문학은 EBS 다 봐두시는 걸 추천합니다. 문학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그리고 학교에서 EBS 수록 단편소설들 전문(全文) 읽기 활동을 했는데 이것도 꽤 도움이 됐습니다. 수능 3일 전에 2015학년도 수능 풀고, 이틀 동안은 사탐 공부하며 쉬었네요. 당일날 떨리긴 했는데 평소처럼 풀던 대로 풀었고, 15분 정도 남기고 좍 검토했습니다. 3. 마치며... 정리 및 조언들 수능 국어B 점수는 95점 나왔습니다. 항력 3점 지문 틀리고, 법 지문 어휘 문제 틀렸네요. 경유하다로 찍었는데 지금도 왜 이게 틀린 건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항력은 좀 아쉽네요. 더 꼼꼼히 검토할 걸 그랬습니다. 제 국어 공부를 되돌아보고 정리하자면, 처음 5월까지는 타성에 젖어 대충대충 공부했지만 그 이후 정신을 차리고 자기혁신(?)을 시도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 5월 이후의 과정이 정말로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게 원점수 100점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5월 이후의 노력들이 없었다면 1등급 턱걸이도 힘들지 않았나 합니다. 글자를 못 읽었다거나 하는 식으로 실수하고, 지문을 제대로 안 읽어서 오판하고, 아니면 쓸데없이 생각을 깊게 해서 뻔한 오답을 고르고... 이런 실수를 하고 그냥 대충 그럴 수도 있었겠다 하면서 둘러대며 지나가지 않았을까 하네요. 제 성찰과 노력이 있었기에 탄탄한 기본기, 실력 위에서 어느 정도의 점수가 나왔지 싶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공부할 때 자기 자신을 객관화시켜 내가 무엇에 약하고 왜 실수를 하고 오판을 하고 문제를 틀리는지를 철저히 점검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없으면 성장할 수 없죠. 기출을, 여러 번 반복해 푸는 이유도, 실전 상황과 평가원 문제에 익숙해지고자 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위와 같이 틀리고 성찰하고 개선하는 프로세스를 반복해 완벽에 다가가기 위함일 것입니다. 사실 이는 국어가 아니라도 모든 공부, 더 확장하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져야 할 태도일지언데 과거의 저를 비롯해 성찰이나 점검을 게을리 하는 사람들이 좀 있지요 ㅜㅜ. 앞서 쓴 성찰의 필요성 말고 국어 공부할 때 중요한 것 하나만 더 꼽자면 독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고3 때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이전의 독서 경험들이 국어 공부할 때 이래저래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독해력은 물론이고 배경지식과 사고력... 국어 공부 고민하시는 고1, 고2분 계시다면 기출문제 풀이는 고3때 해도 딱히 늦지 않으니 풍부한 독서를 하는 건 어떨까 말씀드리고 싶어요. ^^;; (물론 개인의 사정에 따라 적절한 공부법은 다르겠지만요). 한 분야를 깊이 파는 것보다는 미학, 예술 관련한 개론서, 철학 관련해 청소년을 위해 쉽게 풀어쓴 책, 다른 각 분야의 입문서적들을 다양하게 읽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관련 분야의 배경지식이 적절히 갖춰져 있다면 비문학 읽을 때 수월하기도 하고, 기존의 지식의 연결망이 지문 내용과 이어지며 확장되는 데서 나오는 재미도 있지요. 제 공부 과정과 하고 싶은 말들을 정리하면 이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요. 17학년도 18학년도 대수능 준비하시는 분들 응원합니다. 공부 '잘' 하셔서 좋은 결과 얻어내셨음 좋겠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