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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후기 (보관용)

[2016수능후기] 이과 만년 국어A 2등급이 98점 1등급 받았습니다!!
글쓴이 : Bomi \| 날짜 : 15-12-02 14:05 \| 조회 : 1418
안녕하세요. 올해 첫 수능 본 고3 현역입니다. 저는 고 1,2학년때 공부를 잘 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모의고사 때 잘 받아야 2등급, 대체로는 3등급을 받았었구요 국어는 거의 고정 3등급이었습니다. 그때 당시엔 공부에 큰 미련이 없어 물 흘러가듯 살았었습니다. 그런데 고2 11월 모의고사에서 33233을 받았었는데 친구들 성적을 보니 제가 정말 처참한 상태인 겁니다. 갑자기 고3이 된다는 생각과 함께 잘 할수 있을까 라는 불안감이 들더군요. 매일매일 불안한 상태로 살면서 겨울 방학을 맞았습니다. 공부를 시작하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고, 꾸역꾸역 하는데도 실력은 그대론데 친구들 실력은 나날이 오르니 정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고3 교육청 모의고사들을 쭉 푸는데 국어가 도통 70점대에서 오르질 않더라구요. 시간을 투자해 봤자 성적이 오르질 않으니 차라리 국어는 포기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고3 3월 모의고사에선 인생 첫 국어 1등급을 맞았지만 4문제 찍은걸 다 맞아서 1등급이 나와서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4월에선 역시 귀신같이 2등급 끝자락, 거의 3등급으로 내려갔습니다. 제 실력이 역시나 부족하다는걸 다시 깨달았고 여러 문제집을 돌아다니다가 마닳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마닳을 사면서 5천원 짜리 소책자도 같이 샀는데 이겨놓고 싸우는 법을 하루 동안 정독하며 제가 여태 해왔던 국어 공부는 완전히 잘못 되었다는걸 알았습니다. 비문학 지문 정리도 없이 적용 문제를 풀고, 문학에서 시와 소설은 대충 읽고 감으로 풀고 있었습니다. 공부의 방향성이 도통 잡히질 않던 저로서는 나름 방향이 잡힌거 같아 마닳로 공부하기를 결심했습니다. 마닳 1권을 사자마자 맨 뒤에 있는 선배들의 수능 후기를 보고 나도 내년에 당당히 저기에 실려야겠다는 막연한 자신감을 갖고 마닳 1회(15수능a형)를 풀고 채점을 하는데 45문제 중 9문제를 틀렸었습니다. 처음이니깐 실수를 많이 했겠지 하고 틀린 문제들은 그냥 해설지를 슥 보고 넘어갔습니다. 다음 다다음 회차를 푸는데 틀린 갯수가 비슷했습니다. 단순히 제 실력 문제였던 거죠. 기분이 많이 착잡했지만 틀린것들 위주로 해설지 참고 없이 고민해 보면서 조금씩 국어에 대한 안목을 키워 나갔습니다. 1회독을 끝낼 때 즈음 6평이 찾아왔고, 쉬운 난이도였음에도 96점 2등급을 받았습니다. 전년도에 비해 많이 오른 성적이었지만 제가 맞을 수 있는 문제를 틀렸다는 것에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현재 1등급은 아니더라도 내가 가고 있는 길은 옳다고 생각하며 마닳을 꾸준히 하였습니다. 2회독 시기에는 1회독 할 때 틀렸던 문제들의 답이 기억이 났지만 이 기억이 국어 공부에 방해가 될 거라 생각하여 오히려 답이 아닌 선지들을 지우는 훈련을 했습니다. 하나 하나 머리속으로 선지가 틀린 근거를 대 가며 말이죠. 대부분은 그 과정에서 해결이 되었습니다만 15수능 칸트 지문과 14수능 국어a CD지문 문제들이 완전 정복이 안되는 겁니다. 지문 내용 자체도 어렵고 문제 선지도 까다롭게 내서 도저히 답의 근거가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보기로 하고 그 두 지문은 비문학 요약만 슥 하고 넘어갔습니다. 2회독을 하며 점점 오답 수는 줄어들었고 나름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가 7-8월 이었는데 갑자기 자신감이 생기니 중간중간 놀기도 하고 설렁설렁 해서 9월 평가원 전까지 미처 2회독을 마치지 못한 상태로 9평을 봤습니다. 9평 국어도 6평 국어와 비슷했고 6평에 비해 나름 까다로웠다고 생각했는데 국어a 의 1컷은 100이었습니다. 저는 이때 문학 하나를 틀려 98점 2등급이었고 수학,영어도 1컷이 100점이었는데 수학 영어 두개가 실수로 33이 뜨면서 국수영 233, 노력한 거에 비해서 처참한 결과를 받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국어 영어는 특히나 실수 싸움이 되버려서 아예 손을 놔버리는 친구들도 보였습니다. 저도 마닳을 갑자기 하기가 싫어진 시기가 이때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놓기엔 수능이 다가왔고, 이거라도 안 하면 분명히 미끄러질 것임을 알기에 이틀에 한 회분씩 꾸준히 10월 모의고사 직전까지 했습니다. 10월 모의고사 국어는 쉬웠는데 문법 하나 문학 하나 틀려서 94점 또 2등급이었습니다. 문법이 여태 쉽게 나와서 배경지식 없어도 보기 지문 이용해서 잘 풀어 왔는데 갑자기 기본적인 문법 지식을 물어서 당황스럽더라구요. 이날 집에 오자마자 마닳 해설지를 꺼내 문법 정리가 되어있는 페이지를 찾아서 A4 한장에 쭉 정리하여 암기하였습니다. 10월 모의고사 이후 3회독을 순조롭게 진행했고 그 어렵던 칸트와 CD지문에서 하나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예전엔 20분을 써도 안풀리던 CD지문 문제가 술술 풀리는 것을 보고 나는 여태 헛공부를 하지 않았구나, 하는 자신감이 다시 생겼습니다. 11월에도 평소처럼 마닳을 했고 마지막 시기에 플러스알파닷 별표 세개짜리 작품만 슥 보고 평소처럼 그렇게 무던하게 수능을 맞았습니다. <수능날 실전> 수능날 아침에 제 컨디션은 별로였습니다. 전날 잠은 잘 잤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멍하고 아무 생각도 나질 않더군요. 아침에 영어단어를 보는데 설상가상으로 평소에 앓던 비염도 터져서 콧물이 줄줄 흘러 집중도 안되고 패닉이었습니다. 불안불안한 상태로 아버지와 함께 집을 나갔는데 차에 타서 가는중에 수능 끝나고 할 일들을 생각하니 긴장도 풀리고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몸도 괜찮아졌습니다. 까짓 거 공짜로 샤프 주는 모의고사 보고 온다고 생각하고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전 수능장에 국어 문법 정리한 A4 한장, 비문학 요약과제 4지문을 들고 갔습니다. 감독관 입실 30분쯤 전에 도착해서 책상 의자를 점검했고 마닳 비문학 요약 과제를 하며 머리를 풀었고 마지막으로 문법 정리 A4를 보고 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참고로 국어 시험 시작 전에 20분 정도 정적의 시간이 있습니다. 이때 긴장이 많이 된다고 하던데 저는 긴장이 하나도 안 됐습니다. 그냥 평소에 보던 모의고사 보는건데, 갑자기 긴장 한다고 달라지겠어? 라는 편한 마음으로 문제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제지는 영 편하지 않더군요. 분명 머리를 풀고 들어갔는데 1번 화법부터 조금 긴가민가 했고 5번 추가 질문 요청 문제에서 한번 막히고 별표 치고 넘어갔습니다. 문법에선 11번이 까다로웠고 15번은 그냥 문법 지식을 묻는 문제여서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두 선지가 정말 헷갈리더라구요. 하지만 10월 모의고사에서 당한 바가 있기 때문에 답을 고르고 확신하고 넘어갔습니다. 시간을 보니 약 15분 정도 지나있었고 평소와 같은 페이스였으므로 안심하고 비문학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비문학 첫 지문을 보는데, 제가 제일 싫어하는 물리의 돌림힘 지문이 나왔습니다. 꾸역꾸역 풀고 넘어가는데 또 물리 지문이 저를 반겨 주었습니다. 첫 지문보다는 조금 더 수월해서 무난하게 넘겼고 나머지 두 지문도 까다로웠으나 한번에 정확히 읽고 잘 풀어 나갔습니다. 중간에 귀납 지문 답이 111이 나와서 당황했지만 선지 배열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마킹을 했습니다. 이렇게 비문학을 다 풀고 시계를 보는데 20분이 남은 겁니다..여태껏 이렇게 시간이 부족한 적이 없었으므로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플러스알파닷을 보고 EBS연계를 기대하며 첫 작품을 봤는데 연계 작품의 완전 다른 부분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나목, 수궁가 모두 연계작품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의 연계율을 보여 줬습니다. 그래도 플러스알파닷의 정리 내용을 대충은 알고 있었기에 수월하게 읽혔고 결국 문학 15문제를 10분 정도에 풀고 남은 10여분간 화법 5번, 기판력 문제 29번을 고치고 가채점표를 작성하고 마킹해서 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애들 표정은 다 멍한 상태였습니다. 6평 9평 98 100이라는 등급컷에 익숙해져서인지 갑자기 어려워진 국어에 정신을 못 차리는 표정들이었습니다. 저 또한 국어를 시간에 쫓기며 촉박하게 풀었기 때문에 3등급 정도일 거라 생각하고 나머지 과목을 다 무난하게 치르고 집에 오는길에 친구끼리 맞춰 봤는데 대체로 맞는거 같길래 조금 기대를 안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어머니께서 이미 답안을 뽑아 놓고 제가 가채점하는걸 기다리고 계시더라구요. 채점을 시작하는데 1번부터 틀렸길래 어머니 보고 문형이 틀린거 아니냐고 여쭤 봤는데 짝수형 맞더라구요..그렇게 채점을 마치니 98점. 1번 틀린 98점이었습니다. 망한 줄 알았던 국어가 잘 나오니 여태 국어를 열심히 한 걸 보상 받는거 같아서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한바탕 울고 1번 틀린 98점이라는 사실에 한번 더 울었습니다. 다른 과목들도 평소 제 실력처럼 보았고, 제가 특히나 못하던 영어와 생1이 어렵게 나와서 점수가 폭락했지만 국어 만큼은 어딜 가도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덧붙일 말> 저는 국어는 꾸준함이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기간에 올리기가 타 과목들에 비해 쉽지 않고 실력 상승이 눈에 잘 안 띄기 때문입니다. 해도 해도 성적이 안 오를 수도, 갑자기 망할 수도 있는 과목입니다. 모의고사 한번 망했다고 낙담하지 마세요. 누구나 고지에 오를 수는 없는 법이고 그 고지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시련도 닥칠 수 있습니다. 시련들을 꿋꿋이 이겨내고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더 고지를 정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국어는 그날 컨디션 싸움입니다. 아무리 평소에 모의고사에서 잘 나왔다고 하더라도 수능날 집중이 안 되서 지문이 안 읽히는 순간 망할 수 있습니다. 과도한 긴장도 금물입니다. 수능은 여러분들이 여태 봐 왔던 모의고사의 형식을 따르는 또 다른 시험일 뿐입니다. 괜히 수능이라는 단어에 의미부여 하면서 긴장하시면 본인만 손해입니다. 시험장에서 만난 국어 문제의 느낌과 독서실에서 혼자 푸는 국어 문제의 느낌도 다릅니다. 평소에 잘 나왔다고 해서 자신감을 얻는건 좋지만 자만해서 공부량을 줄이시면 절대 안 됩니다. 또,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입니다. 수능은 모의고사와는 독립 시행입니다. 저는 3월을 제외하고 4 6 7 9 10월 모의고사에서 모두 국어 2등급을 받았었지만 수능은 1등급을 받았습니다. 요새 출제 경향이 어떻네 하는 얘기에 휩쓸리지 마시고 평소에 하던대로 꾸준히 하시길 바랍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공부로 오는 스트레스는 공부로 푸는 겁니다.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공부를 놓아 버리면 다시 시작하기도 귀찮아지고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될 뿐입니다. 공부는 꾸준히 하시는게 정말로 좋습니다. <찬희쌤께> 이찬희 선생님, 이런 교재를 만들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고2땐 매번 3등급, 고3땐 매번 국어 2등급이 수능때 1등급을 받았네요. 아직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이겨놓고 싸우는 법에서 정말 큰 도움을 받은거 같네요. 감사드립니다. p.s) 이 글을 보시는 이과 후배님들 혹시 질문 있으시면 댓글 달아 주세요. 그리고 물2생2는 절대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