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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후기 (보관용)

[2016수능후기] 현역 4등급에서 수능 (아쉬운ㅠ) 2등급까지의 치열한 독학재수 후기
글쓴이 : ghgkgklai \| 날짜 : 15-12-03 15:18 \| 조회 : 1105
안녕하세요 이찬희 선생님, 이렇게 수능후기를 쓰게 되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네요. 작년 국어에서 멘탈이 붕괴되어서 다 읽지도 못하고 찍으면서 시험을 보고나서 처참한 점수에 자책도 많이 하고 눈물로 밤을 지새웠었죠. 특히 좋지 않은 가정 형편 때문에 차마 재종에 보내달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두 달동안 알바를 한 뒤 그 돈으로 인강 프패를 사들고 집 독재를 시작했죠. 한 달 반 가량은 윤혜정 선생님의 나비효과를 듣고, 여러 문제집을 풀면서 3년간 놀면서 놓친 기본 개념을 채우는데 집중했었습니다. 문법 인강을 완강하고, 비문학 인강을 한강 정도 듣고 있을 때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올바르게 공부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말이죠. 그러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마닳이라는 책을 추천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마닳을 앓게 되었고, 처음으로 이겨놓고 싸우는 법을 읽었을 때, 국어 공부를 이토록 복잡하게 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 국어는 한국사람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것, 그냥 막 읽고 떠오르는 답을 감으로 찍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그냥 읽고 감으로 국어 문제를 푸니 오히려 고민하는 시간은 길고 정확도는 떨어져 제 점수는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에 찬희 선생님의 방식대로 1권 1회독을 할 때, 많이 틀리기도 하고 좀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아니 문제만 풀고 채점하는 데 이게 오를까? 이것들은 이미 나온 문제들이고 어차피 수능과는 다른 문제인데 무슨 도움이 될까? 하고 생각했죠. 그래도 꾹 참고 여러 후기들을 보면서 마닳을 매일 1회씩 풀었고 모든 선지의 근거를 지문에서 찾아서 밑줄을 그었습니다. 그 때는 보충 해설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벅찼기 때문에 해설을 읽는 정도로 1회독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또한 1회독 때 문학이나 비문학에서 어려웠던, 이해안가는 단어, 혹은 범주가 헷갈리는 단어들, 뜻이 미묘하게 다른 단어들은 따로 단어장에 적어두고 뜻과 예문을 적어두었습니다. 이 단어들을 학습하면서 약간의 실력 상승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번 정리해두면 헷갈릴 일이 없는데다가 자주 나오는 단어들도 많기 때문이죠. (단어장 만들기 추천합니다) 국어 공부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때는 바로 2회독 때였습니다. 왜냐하면 정말 귀찮고, 머리 아프기 때문입니다. 저는 2회독에서는 문제를 풀고 하나의 선지마다 번호를 매겨 각 근거를 찾아보고 최대한 꼼꼼하게 정말 지저분하다 싶을 정도로 메모하였습니다. 저를 꾸짖는 말도 써보고, 이건 왜 답인지 모르겠음 이라고 써보기도 하고 혹시 배경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비문학지문이라면 그 지식을 써놓고 지문과의 관련성을 찾기도 해봤습니다. 이렇게 하면서 국어에 대한 제 태도는 차차 달라져갔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도 한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문학에서 정답을 찾는 방법이 되게 막연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고민이었습니다. 비문학 지문은 일치하는 것을 찾는 문제든, 주제 문제든, 추론 문제든, 어쨌든! 지문에서 근거가 명확하게 보이는데 왠지 문학은 정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것 처럼 이랬다 저랬다 하는게 답답했고, 아예 모든 작품을 다 외워버릴까? 인강을 들을까? 많이 고민 하기도 했습니다. 바른길 나침반 멘토님께 징징거리기도 했구요...ㅎㅎ 그런데 1권 3회독 2권3회독 3권 2회독 완료하면서 그제서야 문학의 개연성이라는 것을 알겠더라구요. 정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그게 바로 문학 풀이의 핵심이라는 것을요. 문학 자체가 어떤 관점을 취하느냐, 어떤 배경지식과 관련 짓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비문학처럼 완벽하게 정립된 답?의 느낌을 받을 수는 없지만, 반드시 선지와 지문에 근거가 있고 전체적인 맥락에 따라 해석하되 개연성을 수용하는 태도로서 푸는 것이 문학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그렇게 방법을 터득하면서 6월 9월 10월 모두 1개씩 틀리면서 국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 비문학 요약은 적어도 일주일에 5번, 1~2개씩 하면서 전체적인 글의 짜임을 읽히는 연습을 하였고 플러스 알파닷이 나오고 나서는 그냥 읽는 식으로 플러스 알파닷의 문학과 비문학 1회독을 하고, 그 후 모든 고전 소설, 고전 시가, 현대 소설등의 원문을 다 찾아보고 모두 읽어보고, 비문학에서는 적어도 선생님께서 엄선해 주신 것이니만큼 배경지식을 찾아보면서 2회독을 했습니다. (꽤 시간이 오래걸리더군요) 그래도 원문을 읽어두고 하니 3회독 4회독은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하면서도 여전히 그 트라우마?같은 작년 수능 1교시를 잊을 수 없더라구요. 정말 매 모의고사 때마다 국어에 대한 집착이 심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leet지문을 보면서 정말 짜증나지만 계속 읽고 푸는? 즉 울고싶어도 포기하지 않는 태도를 길렀습니다 (정말 짜증나는 지문들 많더라구요 마구마구 틀려도 개의치 않고 정말 포기하지 않기 위한 수련을 했습니다..ㅎ) 마지막 한달까지 1권 4회독과 2권 4회독을 하였는데 그 때는 숲을 보는 태도로 답만 고르는? 연습을 했었습니다. 계속 보던 지문들이라 이미 답이 다 외워졌지만 모른척하고 근거를 찾으면서 인고의 시간을 보냈습니다...ㅎㅎ 디데이 10몇일 남았을 때부터는 미친듯이 죽고싶고 도망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한 나날들을 생각하면서 마지막 정리를 했죠. 일단 작년 수능 올해 6월 9월의 문제를 45분으로 단축해서 푸는 연습을 하였고, 헷갈리는 문법들, 찬희 쌤께서 써놓으신 말들, 이겨놓고 싸우는 법에서의 문법 지식들 등을 찢어 놓아 하나씩 다시 찬찬히 훑어보고 특히 맞춤법은 헷갈릴 수 있는 맞춤법들을 추가로 정리해서 심적인 안정을 취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대망의 수능 날, 미친듯이 뛰는 가슴을 안고 수능 시험장에 갔습니다. 그 때 엄마께서 도시락을 잔뜩 싸주시고 울면서 배웅을 해주시는데 울고 싶더라구요. 힘든 척은 안했어도, 나도 힘들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고, 재종을 다니며 편하게 모의고사 보고 싶었다, 6월 9월에 시험보려고 새벽부터 줄서 있는 것 조차도 힘들었다. 그냥 집에 있는 것이 미친듯이 외로웠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냥 그 눈물하나로 뭐랄까 엄마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달까요... 눈물이 나서 그냥 뒤도 안돌아보고 고사실로 갔습니다. 딱 자리에 가보니 웬걸, 맨 뒷자리에 히터때문에 더워 죽을 것 같은 데다가 한 모기 놈이 제 주위를 윙윙대서 짜증이 나고 매우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1교시 시험이 시작되고, 솔직히 저는 문법 때부터 약간의 멘붕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약간 공무원 국어 같은 느낌의 문제들이 보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원래 화작은 15분 내에 끝내는데 20분 이상으로 문제 풀이가 지연되고 그때부터 작년의 트라우마가 반복될 것 같았습니다. 비문학에서는 정말 그냥 뭐랄까.. 읽어도 읽히지 않는, 근거를 찾아보려해도 불안감 때문에 읽는 속도가 느려진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꿋꿋하게 근거를 찾고 이번에 이 문제를 넘기면 다시 볼 시간 같은 것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에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정확하게, 확실히 아닌 것은 지워 나가면서 풀었습니다. 그렇게 35분 정도를 비문학과 씨름하고 나니 마킹 시간을 제외하고 문학을 풀 시간이 17분 정도가 남더군요. omg.... 정말 울고 싶었습니다. 자꾸 엄마 얼굴이 떠오르고 포기하고 싶고 했지만, 속으로 '야 너 법학적성시험에서 보는 국어도 포기안하고 짜증내면서도 풀었는데 그래도 끝까지, 종칠 때까지는 풀어봐야지, 하나라도 더 맞아야지 이 미친아이야' 라고 되뇌이면서 미친듯이 문학을 읽어 나갔죠. 다행히 원문을 읽어둔 소설이 나와서 위험한 일이지만 지문을 읽지도 않고 전체적인 줄거리와 원문에 대한 기억으로 풀어 내려갔고, 그냥 정말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맥락에 반하는 선지들을 고르면서 마킹을 끝내니깐 종이 치더라구요. 시험이 끝나고 정말 무력했습니다. 아.. 내 1년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구나. 내 힘들었던 시간들이 다 쓸모 없는 것이었구나.. 하구요. 가채점 답안을 쓰지도 못하고 다시 풀어보고 싶은 마음도 안나고 내가 무슨 답을 골랐었는지도 모를만큼 정신없이 풀어서 그냥 사형을 기다리는 사형수 마냥 성적 발표일만 기다렸습니다. 성적 발표날, 제발 5등급만 아니어라.. 제발... 이라고 되뇌이며 파일을 열어보니 국어가 2등급이었습니다! 아쉽게도 표점 1점차이로 1등급을 놓치긴 했지만 그래도 제 노력에 대한 보상을 좋은 점수로 받게 되어서 매우 기쁩니다. 답이 없었던 작년보다는 두루두루 점수가 오르기도 했고, 독하게 독학재수를 하면서 쌓은 경험들은 제 인생에서 좋은 거름이 될 것 같습니다. 문답에서 꼼꼼히 답해주시고 책으로 저에게 국어를 대하는 태도를 알려주신 이찬희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고 제가 징징거리는 글을 올렸을 때 정말 감사하게도 격려해주신 바른 길 나침반 멘토님도 감사합니다. 이렇게 독하게 공부하는 제 모습을 주변 사람들이 보면서 가족에게 존경도 받고, 후배에게도 독학 재수에 대한 조언을 해주면서 일종의 멘토가 되고, 동생과 사촌동생의 국어 과외도 맡게 되었습니다. 과외비는 한달에 단돈 5만원만 받구요!ㅎㅎ...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는 사람이 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이찬희 쌤에게 배운 방법들 잘 전수해서 제 가족들과 후배를 좋은 길로 이끌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독학재수하시는 분들께! 정말 힘든 과정이 되겠지만, 노력에 대한 보상은 분명히 온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라고 힘들다는 것 자체가 노력의 증표이기 때문에 정말 외롭고 힘들더라도 딱 1년만 버티셔서 좋은 결과 거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찬희 선생님께 다시 감사드리며 횡설수설한 수능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