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16수능후기] 조금은 아쉽지만 감사할 수 있는 1등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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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하급반교과서 | 날짜 : 15-12-04 07:21 | 조회 : 1482 | ||
 제가 공부를 제대로 시작한 건 고2 여름방학 부터였습니다. 그 전까지 국어 내신 공부도 모의고사 공부도 제대로 해본 것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작정 서점에서 파는 유명한 책을 풀고 유명한 인터넷 강의를 듣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저는 국어 공부를 처음 해보는거라서 제가 잘하고있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고3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반에 공부를 진짜 잘하는 남자애 둘이서 엄청 큰 기출 문제집을 풀더라구요. 처음에는 그게 학원 교재인 줄 알고 '무식하게 두꺼운 책이네! '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책이 마닳이라는 걸 알게됬습니다. 제가 고2때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마다 어떤 언니가 늘 마닳을 풀고 있던게 떠올랐습니다. 선배들도 많이 추천해주시고 공부잘하는 애들이 푸는 걸 보니 할것도 없는데 나도 해볼까? 이런 생각으로 마닳을 시작했죠. 그리고 이겨놓고 싸우는 법을 보고 한번에 반해버렸습니다. 플래너 찾아보니 그때가 3월 16일 이네요. 찬희쌤 말이 너무 와닿아서 처음 무작정 1회독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야자 끝나고 반회씩 풀었습니다. 1회독부터 2회독 처럼 채점 후에 틀린 이유, 다시 문제를 보고 고친 이유까지 적었고 그후에 해설집 보면서 어떤 생각이 잘못된 건지 계속 확인했습니다. 매일 꾸준히 한다는게 꽤 힘들더라구요. 원래 4월 11일에 1회독을 끝냈어야 했는데 내신준비로 마닳을 2주정도 쉬고, 중간고사 끝났다고 빈둥거리다보니 5월 10일에 1권 2회독을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에 본 모의고사 성적은 3월 1등급 (백분위 97.6)에서 4월에는 2등급 (백분위 92)로 떨어졌습니다. 공부하는 습관을 바꾸려다 보니까 시간조절도 못하겠고 성적도 떨어지니 이게 맞는건가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공부법이 마땅히 없었기 때문에 그냥 계속 마닳을 잡고 늘어지기로 했습니다. 이때 부터 비문학 요약과제를 하루에 두개 정도 했고 마닳은 한 회씩 풀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등하교하며 걷는 15분 동안 이겨놓고 싸우는 법 뒤에 고전시가나 문법내용을 무한 반복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6월 11일에 1권 2회독을 마쳤습니다. 그때 본 6월 모평은 98점으로 1등급일 줄 알았는데 2등급이더라구요... 씁쓸했지만 마닳을 하기 전에는 비문학 지문이 어려우면 항상 비문학에서 다 틀렸는데 비문학에서 틀리는 문제가 사라지면서 조금씩 확신을 갖기 시작했죠. 6월 12일에 3회독 시작했고 매일 한 회씩 해서 6월 26일에 끝냈습니다. 3회독 이 때 부터는 아침으로 마닳 푸는 시간을 바꿨습니다. 기말고사 보느라 역시 2주 정도 마닳을 쉬었고 7월 11일에 2권 1회독 시작, 매일 한 회씩 해서 7월 30일에 완료했습니다. 나름 마닳을 열심히 풀었는데 2권 시작하니까 엄청나게 틀리더라구요. 1권 1회독 풀때도 3-4개 틀렸는데 2권하면서 6-7개 틀리니까 3회독 하는동안 뭘 한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이미 학습법을 바꾸기는 늦었다고 생각했죠. 이미 시작한거 마닳로 끝을 보자! 하고 7월 31일에 시작, 8월 18일에 2권 2회독 마쳤습니다. 다음날인 8월 19일에 2권 3회독 시작해서 9월 9일에 끝냈습니다. 그 사이에 본 9월 모평은 2등급컷에 맞춰서 아슬아슬하게 받았죠. 이 때는 마닳을 하는 것에 대해서 회의감이 들지 않았어요. 제가 2권 3회독을 하면서 확실히 이전에 비해서 국어 실력이 향상되었다고 느꼈거든요. 문학은 작품을 읽고 느낀 감으로 푸는거라는 생각도 바뀌었고 선생님 해설 따라가면서 감이 아니라 직접 눈으로 답의 근거를 확인하기 시작했으니까요. 9월 14일에 1권 4회독을 시작해 10월 10일에 끝냈습니다. 매일 한 회씩 풀려고 했고 8시 40분에 맞춰서 마닳을 풀기 시작했죠. 9월 14일부터는 플러스 알파닷도 했네요. (기출을 안풀고 플러스 알파닷만 한 적도 꽤 있습니다.) 문학작품 위주 수업시간에 필기한 내용 참고하면서 공부했습니다. 비문학 요약과제 1개 + 플러스 알파닷 비문학 1개 이런식으로 비문학 공부도 바꿨고. 10월 11일에 마닳 2권 4회독을 시작했습니다. 이 때 가장 고민되는건 2권을 다시할까 3권을 할까 였습니다. 찬희 쌤 말씀을 믿고 2권을 했죠. 그런데 수능이 다가오니까 실전 연습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더라구요. 그래서 4회독은 끝내지 못했고 7회까지 완료했습니다. 그 후로는 교육청 모의고사를 풀었어요. 처음에는 올해 15년 10월, 7월, 4월, 3월그리고 14년...이런 식으로! 그리고 수능 10일 전인 11월 2일에는 평가원 기출 올해 9월, 6월, 작년 수능, 9월... 이런식으로 하루 한 회씩 8시 40분 시작해서 화작문 20분, 비문학 25분, 문학 25분 시간 체크하면서 오엠알 카드에 투명 파일 씌워서 파일 위에 컴싸로 표시하고 휴지로 지우고를 반복했습니다. (올해 6월, 9월은 마닳 문제집에 없었기 때문에 시험 본 후로 5번은 풀어봤던거 같아요 수능 전전날 하고 전날까지 포함해서) 저는 전체 시간을 70분으로 잡는게 아니라 영역별로 시간을 정했는데 그 이유는 항상 문제 푸는 시간이 들쭉날쭉해서였어요. 이렇게 하니까 시간 배분도 감이 오고 한 영역에서 시간을 오래 끄는걸 막을 수 있었어요. 물론 수능 때도 그렇게 했습니다. 플러스 알파닷은 문학 작품은 4번 돌려봤고 고전시가는 5번 봤습니다. 비문학은 한 번씩만 보되, 별 3개짜리는 옆에 배경지식위주로 다시봤습니다. 수능 전날에는 커피, 초콜렛, 탄산음료 같은 카페인 들은 음식 다 안먹고 9시까지 학원 자습실에서 공부하다가 집에서 가방 챙기고 11시에 잠들었습니다. 수능 당일은 6시에 일어나서 7시에 고사장으로 가서 비문학 요약과제를 5개 가져갔는데 모르는 지문을 4개 가져간게 큰 실수였던 것 같네요. 이 글을 읽는 후배님들은 제발 읽어본 것 가져가세요. 그 날은 아무리 정신을 차리려고 해도 펜을 들면 손이 덜덜 떨리더라구요. 모르는 지문 가져가서는 요약 하나도 못합니다ㅠㅠ 시험 볼때는 화작문에서 처음보는 유형이 나왔어요. 완전 당황스러웠고 답을 아는 문제도 이게 답이 맞는지 확신할 수 없고 다시 봐야할 것 같고 미치겠더라구요. 수능이라고 더 자세히 봐야지(x) 쿨하게 넘기자. 다 풀면 다시 확인할 시간이 있겠지 (o)라고 생각하세요. 저도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진 않았지만 진짜 모르겠던 문제를 다시 볼 정도의 시간이 남았어요. 국어 시험보고 나서는 아...나는 완전 망했구나 생각했어요. 시험 잘보면 오는 기분 좋은 느낌이 있는데 전혀 없고 감이 안잡히더라구요. 수학은 시간이 기니까 마음 정리하면서 다음 시험을 봤습니다. 시험 끝나고 아빠 차를 타고 집에 가면서 채점하고는 엉엉 울었습니다. 제가 1년동안 가장 확실한 학습 방법과 목표를 가지고 공부한 과목을 국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데 그런 과목에서 95점을 받아서 당연히 2등급이라 생각했죠. 비록 백분위 96으로 1등급이라서 조금 아쉽지만 제가 열심히 한걸 알기 때문에 점수를 받아드릴 수 있더라구요. 진짜 선배님, 부모님, 찬희쌤 말 틀린것 없는거같아요. 처음에는 공부했던게 억울해서 인정을 못할 줄 알았는데 다 제가 한만큼 나온 것 같아요. 후배님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일단 친구말고 선배, 선생님, 부모님 말씀을 따르라는 거에요. (수시 원서 접수 같은거 말고 기본적인 조언이요. 수시는 소신 지원하세요!) 저도 3회독 하면서 1회독, 2회독 때 공부한거 생각나서 이게 공부가 될까 하고 두려웠고, 새로운 걸 공부할까 아는걸 다시 할까 고민했지만 결국 답은 이겨놓고 싸우는 법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공부하는 자세인데 저는 슬럼프라고 할 만한게 없었던 것 같아요.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생각을 깊이 하지 않았기 때문인것같아요. 저는 일찍 일어날 때도, 야자를 할 때도, 학교나 학원에서 매 주마다 사설 모의고사를 볼 때도 '야자하기 싫다..공부하기 싫다.. 모의고사 점수 안좋으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그냥 하는거에요. 그럼 습관이되고 공부하는게 당연해지는 것 같더라구요. 수능 보기 전날에도 '내일 일찍 일어나려면 빨리 잠이 와야하는데..' 이런 생각 하기전에 그냥 평소대로 누워서 잤어요. (전전날은 바로 잠들었는데 막상 바로 전날은 좀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일부러라도 아무 생각 안하려고했더니 30분안에 잠들었습니다.) 고3 생활이 정말 힘든 건 맞지만, 저는 벌써부터 고 3 생활이 그립습니다ㅠㅠ 저는 항상 힘들 때마다 수능 끝나고 어디 놀러갈지, 머리를 어떻게 바꿀지가 아니라 수능 보고나서 마닳에 제 후기가 올라가고, 후배들 앞에서 제가 공부조언을 해주는걸 상상했어요.(그래서 지금 이렇게 구구절절 이야기하고 있나봅니다ㅎ)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전 지금도 고2 성적표를 보면 웃음만 나오는 걸요. 고3은 외로운게 당연한거고 힘든게 맞아요. 마닳은 혼자 공부해야하기 때문에 흔들릴 수 있어요. 그럴 때마다 찬희쌤 말씀을 지표로 삼고 그냥 자신이 지금 하고있는 일에 믿음을 가지세요.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처럼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든 노력하면 어느정도 결과가 따르는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찬희쌤ㅠㅠ 정말 마닳을 몰랐다면 감으로 국어를 풀다가 제 등급도 그 날 운에 맡겨버렸을 거에요ㅜㅠ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선생님 해설지에 깨알같은 예시, 비유들 너무 재밌었습니다. (흥부 아내 이야기나 파수꾼 해설이요) 내년 해설집도 올해 2권 해설처럼 재치있게 만들어주세요! 졸릴 때마다 접어놨던거 찾아보면서 웃었거든요ㅎㅎ 고3 생활하면서 찬희쌤 같은 분을 간접적으로라도 알게되서 너무 좋았어요. 제가 배워야할 마음가짐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이 책들은 시간이 지나도 못 버릴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