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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후기 (보관용)

[2016수능후기] 뒤늦게 시작한 마닳, 더 많은 노력으로 성과를 얻었습니다.
글쓴이 : 설정외패스 \| 날짜 : 15-12-05 20:59 \| 조회 : 1211
마닳 후기 개인적으로 너무나 아쉬운 결과입니다. 그러나 제 노력과 공부한 시간에 대해서는 자랑스럽고 보람차기 때문에 후기를 올립니다. 수능 전 날 너무 떨려서 잠이 안와 3시 반이 넘어서 잠들었고 수능 날 아침 5시 반에 일어났습니다. 너무 적게 잔 것 같았지만 ‘나는 할 수 있다. 정신일도 하사불성’을 마음속에 새기면서 졸음을 없애려고 노력했습니다. 다행히도 시험장에 도착했더니 전혀 안 졸렸습니다. 하지만 너무 떨렸습니다. 1교시 국어 시간에도 심장은 떨면서 시험을 봤지만, 머리만큼은 말끔하고 냉철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비록 실수로 하나를 틀렸지만, ‘마닳’을 통해 실수란 존재하지 않으며 그것이 곧 실력임을 알기에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이전의 저였다면 그저 실수라는 생각에 제대로 반성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번 수능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국어공부의 본질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충분히 보람찹니다. 제가 노력한 과정의 내용과 그 결과를 후배들에게 나눠주고 싶습니다. 2학년 3월, 선배들과 같이 고3 모의고사를 봤는데 395점이 나왔고 틀린 두 문제도 다 실수였습니다. 그 때부터 수능 만점을 이루는 게 꿈이 되기도 했지만, 남은 2년 열심히 공부하면 당연히 이룰 목표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조금 어리석었다고 생각합니다. 2학년 때까지는 수능 준비를 정식으로는 안 했습니다. 국어는 5개년 평가원 기출문제, 고전문학 ebs 인강, 매3비랑 매3문 한 번 공부한 게 다였습니다. 그리고 3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방학이 되었습니다. 저는 왜인지 모를 ebs에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전 과목을 ebs 인강과 교재로만 공부했습니다. 이게 1년 뒤 수능에서 커다란 후회로 남을 뻔 했지만, 다행히 ‘마닳’이 제 시선을 다시 올바른 방향으로 돌려주었습니다. 사실 저는 평가원 모의고사 때마다 ebs를 완전히 분석하고 작품들을 알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ebs만 팠습니다. 9월 모의고사 전까지 그냥 ebs에만 시간을 바쳤습니다. 물론 다른 모의고사 문제집을 통해서 기출문제를 몇 번 접하기는 했습니다. ‘마닳’을 푸는 친구들을 보기는 했지만, 그저 똑같은 기출문제집으로 여겨서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6월 98점 2등급, 9월 96점 2등급이라는 결과에 국어 실력을 올리기 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9월 모의고사와 수시 접수가 끝나고 한 친구의 책상에서 ‘이겨놓고 싸우는 법’을 보게 되었습니다. 세세한 공부 가이드라인과 이찬희 선생님의 자신감 넘치는 어투를 보면서 이걸 왜 이제야 알았는지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이미 9월 중순이었지만, 여름방학 때 시작한 친구도 있다는 말을 듣고서 바로 1권과 2권을 구매했습니다. 늦게 시작한 만큼 ‘마닳’의 효과를 제대로 얻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2회씩 풀기 시작했습니다. 오전 8시부터 이르면 12시, 늦으면 점심을 먹고 오후 2시까지 국어만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9월 14일에 시작해서 10월 5일에 1권 15회분과 2권 6회분의 2회독을 마무리했습니다. 2회독을 할 때에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에 형광펜으로 표시를 했고, 해설에서 새로 알게 된 것이나 어려운 부분은 문제 밑에 적어두었습니다. 이 때에 마침 추석 연휴가 있어서 많은 양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공부하면서 조금 지치기도 하고 2회를 다 풀기에는 막막한 느낌도 있었지만, 한 번 나태해지면 꾸준함을 잃는 것은 금방이라고 생각해서 절대 고삐를 늦추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연휴가 끝난 뒤 3회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놓친 부분이 있었습니다. 2회독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완벽하고 세세하게 공부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문제마다 X 표시와 별 표시를 안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저는 3회독을 할 때에는 하루에 3회분씩, 형광펜으로 색칠한 부분과 문제 밑에 적어둔 것, 그리고 해설의 ‘꼭 익혀랏!’과 ‘외워랏!’을 중심으로 노트에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을 공부해서 3회독을 마무리했고, 문법이나 문학의 개념들, 그리고 비문학과 문학에서 파악하기 어려웠던 구절들을 정리했습니다. 여전히 비문학 요약 과제는 매일 꾸준히 하고 있었고, 3회독이 마무리된 뒤에는 2권의 7회부터 16회를 실전모의고사처럼 풀었습니다. 노트에 정리한 내용을 실전에 적용하는 연습을 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또 6월과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역시 여러 번 반복해서 풀면서 ‘마닳’을 공부하듯이 형광펜 칠을 하고 중요한 개념과 해설을 찾아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이 때부터 ‘플러스 알파닷’을 읽었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여백에 주제와 중요한 구절을 쓰고 중얼거리면서 기억하기 위한 공부를 했습니다. 다른 출판사에서 만든 ebs 문학 작품을 총정리한 교재와 병행하면서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만점을 위해 매일매일 준비했습니다. 두 달 동안 ‘마닳’에 푹 빠져서 공부를 하면서 크게 네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1. ebs는 진짜 플러스 알파의 수준으로만 공부하면 된다. ‘마닳’을 공부하면서, 어떤 지문을 만나더라도 제대로 파악해서 해결해내는 힘을 갖춘다면 ebs 연계 공부가 굳이 필요한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난날의 공부방법에 대해서도 되게 많이 반성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성격 때문인지 ebs 공부를 아예 손에서 놓치는 않았고, 9월 중순 이후 수능 전까지 문학 작품은 전체적으로 두 번, 플러스 알파닷 두 번 돌렸고, 비문학 작품은 전체적으로 한 번, 플러스 알파닥 두 번 돌렸습니다. 이게 전혀 도움이 안 되지는 않았습니다. 문학작품은 당연히 연계를 체감할 수 있었고, ‘제향날’을 풀 때도 그 주제와 역순행적 구성을 알 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비문학 소재들도 익숙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ebs를 익히는 게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만약 진짜 ‘실력’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ebs만 반복했다면 피 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찬희 선생님 말씀대로 ebs 작품들은 실력을 갖추고자 노력한 자에게 주어지는 자그마한 팁이나 선물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비문학(독서)의 유기적인 연결성을 찾아라. 저는 ‘마닳’에 쓰여 있는 것처럼 ‘정확성, 침착함, 집중력’을 갖추려고 노력했습니다. 항상 문제를 풀 때 일부러 눈을 부릅뜨고 마음속으로 ‘통찰력 있게! 문제가 보인다!’를 외쳤습니다. 특히 비문학을 풀 때 그랬습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비문학 지문을 풀 때 각 문단 별로 어떤 연결성이 있는지, 전체적인 주제가 무엇인지 확인하지 않고 풀었습니다. 심지어는 지문을 읽기 전에 문제와 선지부터 읽고 푸는 게 빠르다는 말을 듣고 이를 따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닳’의 비문학 요약 과제를 하면서 각 지문의 문단마다 연결되는 부분이 점점 눈에 띄면서 진짜 공부를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람찼습니다. 이 지문을 쓴 저자가 지문에 대해 직접 설명해주는 것처럼, 제가 직접 머릿속으로 ‘1문단의 A를 2문단과 3문단에서 나누어 보여주는 거야.’, ‘1문단에서 이 구절이 4문단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있어.’를 생각했습니다. 이건 습관이 되었고, 요약과제를 할 때가 아니라 문제를 풀 때도 머릿속에서 습관적으로 뼈대를 찾아서 지문 전체를 관통시키고, 문단 간의 연결성을 파악한 뒤에 문제를 풀었습니다. 매일 아침 만났던 세 지문이 오늘은 어떤 내용일까,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을까 궁금해지기까지 했습니다. 수능에서도 그대로 풀었습니다. 가장 어렵게 느껴진 지문은 중력과 부력, 항력에 대한 과학지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비문학 요약을 연습했던 대로 문단 간의 연결성을 찾아서 뼈대를 관통시키고, 힘과 힘 간의 관계를 근거로 삼아서 문제를 풀었습니다. 사실 풀면서 이게 맞을까... 잠깐 의심스러웠지만 확실한 근거를 찾아서 찍은 답에는 그냥 확신을 갖기로 마음먹고 풀었고, 그게 정답이었습니다. 3. 문학은 작가, 화자의 마음가짐을 헤아리며 해결한다. 시도 그렇고 소설도 그렇고, 글에 담긴 화자나 등장인물의 심정, 태도를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이게 곧 주제로 연결되고, 여러 가지 표현방법은 이를 나타내기 위한 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외적 준거에 따른 해석은 그 이후의 문제라고 봅니다. 보통 <보기>가 주어지기 때문에 이건 작품을 읽은 뒤에 ‘<보기>에 따르면 A는 A'로 연결시킬 수 있겠군.’ 이런 정도로만 이해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학을 풀 때에는 항상 전체적인 맥락에 따라서 함축적인 주제를 해석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여러 표현방법들을 예시와 함께 확실히 익혔습니다. ‘마닳’의 해설책이 상당히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학을 해석함에 있어서 어떤 방식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지 않나?’라는 의문을 통해서 제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질문에 답함’에 나온 질문과 답변들이 제가 궁금했던 것과 비슷한 경우가 많아서,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듯이 시원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작가가 문학 작품을 통해 독자와 대화하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문학을 시험문제로 푸는 데서 나아가 그 작품들의 전문을 읽으며 어떻게 주제가 구현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어져서 현재는 3년 간 배웠던 소설작품들을 책으로 읽고 있습니다. 4. 화작과 문법은 기출문제를 완벽히 자기 것으로 만든다면 뭐든 두렵지 않다. 화작은 저를 항상 괴롭혔습니다. 어려운 것 같지 않으면서도 명확히 답을 고르지 못해서 찜찜하지 못한 기분이었고 하나씩 틀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마닳’을 풀면서 방대한 양의 문제를 접한 것도 도움이 되었지만, 확실한 근거와 통찰력에 의거하여 답을 골라내는 연습을 한 게 효과적이었습니다. 문법은 학교 내신시험에서 외웠던 문법 지식들을 바탕으로, ‘마닳’의 해설을 덧붙여서 완성된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문법을 공부할 때 문제의 <보기>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 맞춤법이나 발음법, 높임법 등 자주 나오는 문법 지식들을 예시와 함께 외웠습니다.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시험을 보면 ‘어, 이거 그거구나!’하고 반가워서 긴장하지 않고 풀 수 있습니다. 또한 <보기>의 내용을 선지에 적용시키는 연습도 중요했습니다. ‘마닳’로 공부하면서 충분히 반복한다면 이러한 점들은 자연스럽게 갖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하자면,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문제를 풀 때에 눈을 부릅뜨고 마음속으로 냉철한 통찰력을 갖췄다고 생각하라]는 것과, [꾸준한 반복]입니다. 아직은 내년 수능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남았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공부하기를 바랍니다. 또 필요한 만큼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일 수 있다면, 공부 방법에 변화가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감행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