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16수능후기] 국어 B형 3월 3등급 -> 수능 1등급, 국어에 대한 고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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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키핑 | 날짜 : 15-12-12 00:28 | 조회 : 867 | ||
 <3학년 이전> 저에게 국어는 말 그대로 ‘애증(愛憎)’의 과목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한자를 공부했었고, 신문 기사나 문학 작품들을 또래에 비해 많이 읽는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덕분에, 다른 친구들이 어려워하던 사자성어와 어휘 문제, 고전 작품들이 제게는 쉬운 편이었습니다. 그러한 안일함 때문에 저는 2학년 중반까지는 국어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내신 기간에 교과서와 자습서를 공부하는 게 전부였고, 모의고사가 가까워지면 기출 문제 1~2개를 푸는 데 그쳤습니다. 그렇게 해도 점수는 항상 1등급~2등급 중반이 나왔기에, 스스로가 국어를 잘 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문제를 풀기 어려웠고, 점수 또한 떨어져갔습니다. 그렇게 저는 위기감을 느꼈고, 다급하게 기출 문제집을 사서 풀었지만, 문제 풀고, 틀린 문제만 해설을 읽고 고개 끄덕이는 '버릇없는' 공부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위기감을 느끼긴 했지만 컨디션 핑계를 대면서 '원래 내 국어 실력은 1~2등급이야'라는 자만은 스스로를 나태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3학년에 올라가기 일주일 전 즈음에 저는 2015학년도 수능 국어 B형을 풀어보았습니다. 화작부터 만만치 않았고, 문법은 풀면서 손에 땀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또한, 평소 잘했던 문학에서조차 시간을 남기지 못했고, 비문학은 두 말하지 않아도 이해하실 겁니다. 80분을 정확히 지키려했지만 90분을 넘게 썼고, 점수 또한 78점으로 3등급을 맞았습니다. 실제 현장이었다면 4등급도 맞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슬프지만 자신의 실력을 인정했고,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를 뒤적거리다 '마닳'을 접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이겨놓고 싸우는 법'과 '지문 읽는 법'의 일부를 읽고, '이거다' 싶었고, 그렇게 저는 '마닳'을 주문했습니다. <3월 4일~4월 5일, 마닳 1권 1회독> 아직도 학교로 도착한 마닳을 처음 어루만지던 때가 기억납니다. 심플하고 큼지막한 책과 표지에 그려진 검은 새, 뭔가 '마닳'이 도착한 것만으로 국어 실력이 늘어난 것 같았습니다. 마닳이 도착한 후, 이틀에 걸쳐 소책자 ‘이겨놓고 싸우는 법’과 ‘지문 읽는 법’과 책 뒤에 실린 후기를 읽으면서 계획을 세웠습니다. 처음 1회독은 그냥 ‘풀고 틀린 것 채점하기’ 정도로 실행했습니다. 학교에 등교한 후, 8시부터 30분간 ‘비문학 지문 요약 과제’를 2개 정도 한 후, 8시 30분부터 40분간 반 회를 풀고, 5시 즈음이나 8시 즈음부터 남은 분량을 풀고, 틀린 부분의 해설을 읽었습니다. 또한 자습이 많은 수요일과 주말에는 1회씩 풀었습니다. 그렇게 30일 정도가 지나서 1회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4월 초~5월 말, 마닳 1권 2회독> 1회독을 마친 후, 몇몇 문제에서 답이 기억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지문을 읽고, 왜 '정답인지' 생각하며 문제를 풀어나갔습니다. 2회독을 시작한지 얼마 후, 4월 모의고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때는 마닳의 효과가 거의 없었지만, 지문을 읽는 법이나 '손가락 걸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결과는 2등급 중반, 3월에 3등급을 받았는데, 성적이 올라 기분이 좋았습니다. 2회독 중간 즈음, 중간고사가 가까워짐에 따라 마닳을 매일 반회로 줄였고, 중간고사 2주 전부터는 아예 중단했습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다시 2회독을 시작했지만, 수험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무기력증, 슬럼프가 겹치면서 5월 말에야 2회독을 끝냈습니다. 참고로, 중간고사에서 국어 두 과목 모두 1등급을 맞았습니다. <마닳 1권 3회독, 6월 초~8월 중> 3회독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답이 깃발 들고 서 있는 지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읽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문제를 푸는 것보다 '해설 읽기'에 집중했습니다. 답을 맞힌 경우, 내가 답을 선택한 근거가 옳은지, 틀린 것을 판단한 근거는 옳은지를 확인했고, 틀린 경우에는 왜 '낚였는지'에 집중하며 꼼꼼히 해설을 읽었습니다. 또한 1~2회독 때 지나쳤던 '꼭 익혀랏', '꼭 외워랏'도 꼼꼼히는 아니지만 훑어보았습니다. 3회독을 시작한 지 2~3일이 지나서 6월 모의평가를 보았습니다. 첫 평가원 시험이라는 긴장감과 ‘마닳 2회독’으로 무장한 실력에 대한 기대가 함께 왔습니다. 확실히 실력이 늘었음을 느꼈습니다. 물론 시험이 쉽기도 했지만, 화작부터 문법까지 무난히 넘어갔고, 비문학 지문에서 '답의 근거'를 쉽게 찾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난히 문제를 다 풀었고, 약 20분 정도 시간이 남았습니다. 심호흡을 한 후, 완벽히 풀지 못했던 문학 한 문제를 다시 풀었고, 100점 아니면 한 문제 정도 틀릴 것을 확신하고, 답안지를 제출했습니다. 결과는 100점. 1등급 컷이 100점이었지만 3월에 3등급을 맞았던 사람이 만점을 받으니 본인은 물론 주위에서도 놀랐고, 3~4명의 친구들이 저를 따라서 마닳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이후로, 기말고사 대비와 생활기록부 마무리, 동아리 연합 활동을 진행하며 거의 모든 공부를 할 수 없었습니다. 하루에 마닳 반 회도 못하는 상황이 거의 한 달이 넘어갔고, 8월 중반이 되어서야 겨우 3회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마닳 2권 1회독 절반, 8월 중~9월 말> 흔히 말하는 '슬럼프'를 겪었습니다. 앞서 말했던 생활기록부 마무리 등의 활동과 자소서 준비 때문에 하루에 '비문학 요약 과제' 1개도 못한 때가 많았고, 설상가상으로 2권은 진짜 어려웠습니다. 2권에 실린 문제들은 지금과 다르게 배경지식이 필요하거나 지금과는 다른 스타일의 문제가 출제되었기 때문입니다. 거의 모든 시험에서 7~80점의 점수를 받게 되었고, 문제를 풀 때마다 자신감이 떨어져갔고, 공부를 게을리 한 게 후회스러웠습니다. 2권의 절반 정도를 푼 후, 9월 모의평가를 보게 되었습니다. EBS를 거의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계효과는 거의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비문학을 제외한 나머지는 무난히 풀 수 있었고, 비문학을 풀기 전까지 40분 정도를 남길 수 있었다. 하지만 암세포 지문과 로댕 지문에서 시간을 많이 뺏겼고, 한 문제는 정답을 아예 찾지 못하고 답을 제출했습니다. 결과는 94점, 2등급 중반. 9월 모의평가가 끝난 후, 점점 수능이 가까워지는데 2권은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EBS를 공부해야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2권 1회독을 중단하고 다시 1권을 구매했습니다. <마닳 1권 4~5회독, 10월 초~11월 12일> 마닳 4회독과 동시에 '플러스 알파닷!'을 시작했습니다. 4회독을 할 때부턴 60분을 재고 문제를 풀었지만 거의 모든 문제들의 답이 기억났습니다. 그래서 문제보단 해설에 집중하며 해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또한 ‘플러스 알파닷’은 미친듯이 공부하기보단 그냥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서 훑어보는 정도로 했고, 수능을 보기 전까지 가볍게 4~5회독 정도를 진행했다. <11월 12일, 대망의 수능> 길게 줄을 선 수능 응원 행렬을 보니 수능이 실감났습니다. 태연한 척 응원을 하러온 동생들, 선생님들과 인사를 하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시험장에 아는 친구들이 꽤 있어서 그나마 안심이 됐습니다. 자리에 앉았지만 집중이 되지 않아 복도에 나와 마음을 가라앉히고, 감독관과 함께 입실했습니다. 시험이 시작하기 전, 시험지 상황을 체크하면서 시험지를 쓱 훑어보았습니다. 비문학에선 ‘암묵지’가, 문학에선 ‘토끼전’ 등이 연계되었지만, 연계효과는 거의 없었습니다. 화작을 푸는 도중, 앞사람의 팔이 책상에 닿으면서 책상에 올려둔 손목시계가 바닥에 떨어졌고, 결국 고장 났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다잡으며 문제를 풀었습니다. 화작에서 신유형이 나와 당황했지만, 애써 내가 정답이라 생각하며 시간을 아끼려 노력했습니다. 문법은 두 문제가 확신이 되지 않아 고민했지만, 다시 한 번 내가 정답이라 생각하며 일단 넘어갔습니다. 문학은 정말 '무난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30분 정도를 남기고 비문학을 풀었는데, 매우 어려웠습니다. 특히 '법' 지문과 '도덕' 지문을 읽는데 글씨가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망하나 싶었지만, 응원해준 사람들을 떠올리며 멘탈을 잡고 풀어나갔습니다. 비문학까지 다 합쳐서 4~5문제의 답을 확신하지 못했지만, 일단 마킹과 가채점을 하기로 했고, 겨우 마지막 '부력, 항력' 문제를 풀고 답을 제출했습니다. 결과는 96점, 1등급, 백분위 98점 <하고 싶은 말> 가끔 국어는 타고난다는 말을 듣습니다. 인정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국어를 '훨씬' 잘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노력하면 너도, 나도 잘 할 수는 있습니다. 그게 힘들지만요. 10년 넘게 유지해온 자신의 '읽기 습관'을 고쳐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어렵지 않은 일은 거의 없습니다. 이상형을 찾거나, 돈을 벌거나, 심지어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는 것조차, 모든 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잘 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간에 우리는 '한 번쯤'은 어려운 일을 이뤄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어려운 국어'를 잘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어렵지만, 힘들지만, 우직하게, 독하게 한 번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마닳'과 '국어'에 대해서 개인적인 생각을 적으며 글을 마칩니다. 1.마닳에 대해서 솔직히 마닳이 정답이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마닳이 시킨 대로, '성실하게' 따른다면 실력이 늘 것이라 확신합니다. 특히, 저는 '비문학 요약 과제'를 강력 추천합니다. 꾸준히 비문학 지문을 읽는 자체도 도움이 되거니와, 스스로 글을 요약하려면 글의 논리적 전개와 핵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비문학 지문을 읽는 안목이 길러집니다. 또한 많은 양을 몰아서 하기보다는 '꾸준히' 해야 감(感)도 유지되고, 실력이 점점 늘어납니다. 꾸준히 2~3개월을 하다보면 늘어난 실력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2.EBS에 대해서 이번 수능을 보고 확신한 게 'EBS'에 나온 지문을 달달 외운다고 해서 점수가 오르거나, 수능을 잘 보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EBS에 딸린 문제들을 완벽히 풀고 복습해서 점수가 오를 순 있지만요. 하지만 제 생각에 국어는 '기출'로 지문을 보는 안목이나 흔히들 말하는 '평가원적 사고방식'을 체화하는 게 먼저고, 그 후에 EBS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비문학은 정말 글의 일부에 '소재'만 언급될 뿐이고, 문학 또한 거의 다른 부분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빠르면 9월, 늦으면 10월 초 정도부터 '플러스 알파닷'이나 여유가 된다면 연계 교재를 가볍게 2~3회독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3.국어에 대해서 제 생각에 국어는 2등급까진 실력으로 얻을 수 있지만, 1등급이 되기 위해서는 감(感)과 운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노력을 통해 감을 기를 수 있고, 운을 높일 수 있다 생각합니다. 꾸준히, 주기적으로 국어 공부를 하면서 감과 운을 기르면 문제를 '풀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식상하지만 '꾸준히'라는 단어가 국어 공부의 핵심이자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