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16수능후기] A형, 98점으로 1등급을 받은 이과 재수생의 진솔한 수능 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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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쥐약 | 날짜 : 15-12-13 23:32 | 조회 : 1069 | ||
  우선 이찬희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현역 98점 1등급, 재수 98점 1등급입니다. 한 문제의 벽을 끝내 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국어 공부를 성공으로 이끌어 주신, '마닳'이라는 책을 만들어 주신 이찬희 선생님, 감사합니다. 사진의 왼쪽 책들이 고3때 학습한 마닳들, 사진의 오른쪽 책들이 재수때 학습한 마닳입니다. 저는 고3때와 재수때 마닳 학습법이 좀 달랐습니다. 고3때는 국어에 대한 막연한 느낌과 감(感)만 가지고 있을 시기였습니다. 수학과 과학을 상대적으로 많이 공부해야 하는 이과의 특성상(일종의 핑계일지도 모르겠군요.) 국어 공부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수능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시기가 온 터라, 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다른 학생들처럼 시험을 갑자기 못 봐서 충격을 받았다거나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그냥 열심히 해야겠다...' 라는 막연한 마음을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실천으로 옮겼던 것 뿐이었습니다. 이 때가 4월쯤이었을 겁니다. 마닳을 주변인으로부터 알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마닳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국어에 대한 특별한 위협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지 않던 터라, 시작할 때 마음은 가벼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국어에 무작정 덤볐는데, 성적이 좋게 나올 리가 없죠. 엄청 깨졌습니다. 저는 시험을 못 봤다는 등의 사실보다는 그 점이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특히,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지문은 마닳 2권의 '수분 퍼텐셜' 과 '디스크 스케쥴링' 입니다. 왜 글을 읽기는 읽는데 내용이 이해가 안 되는 건지 참... 그 후로 (거의)매일 마닳을 풀었습니다. 전 메모와 밑줄 표기 등을 굉장히 많이 파는 편이라 1회독을 할 때마다 책이 무척 더러워져, 다시 사고, 또 사서 풀었습니다. 또 매일 비문학 요약 과제를 2개씩 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 국어 성적은 점차 나아졌습니다. 사실 '점차'라는 말을 사용하기가 좀 그런게, 비탈길을 올라가듯 서서히 점수가 오른 것이 아니라 갑자기 툭 튀어오르는 방식으로 실력이 늘었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그렇게 6월 모의고사, 9월 모의고사를 보며 반성하고, 복습하고, B형도 꼬박꼬박 풀고, 또 비문학 요약 과제 매일매일 꾸준히 하고, 수능 직전 <플러스알파닷!>도 제본해서 3회독 하고...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학교 수업보다 마닳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덧 수능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고3때 수능을 어떻게 쳤는지는 기억이 또렷하지 않습니다. 그냥 비문학 요약 과제를 3개 가져갔는데, 시간상의 이유로 2개만 요약하고, 마지막 페이지에 '나는 최선을 다했으므로 이미 이긴 것이다. 이제 이긴 싸움에 깃발 꽂는 일만 남았다.' 라고 적고 시험을 쳤던 기억이 납니다. 화작문은 마닳을 통해 튼튼히 기본기를 다져놓은 터라 쉽게쉽게 넘어가고, 비문학부터 본격적으로 '찬희 Point!'와 '찬희 Tip!' 을 써먹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정말 무서웠습니다. 수능이란 게, 막상 시험장에 가보면 보이던 게 안 보이고 평소에 맨날 하던 걸 안 하게 되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하는 터라, 평소보다 더 집중하고, 더 정신을 똑바로 부여잡아야 했습니다. 모의고사에서도 슉슉 걸어대던 손가락은, 하나 걸 때마다 신중 또 신중하며 걸었습니다. '지문이 옳다면 옳은 것이다'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지문을 부정하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노력도 했습니다. 문학에서는 한 글자 한 글자를 전부 읽어내고, 인물 간 관계, 사건, 시공간, 태도, 감정, 생각을 전부 파악하며 읽으려 노력했습니다. 정말 시험을 보는 그 순간은 정신없이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이겨놓고 싸우는 법>에서 명시된 시험에 임하는 태도를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았고, 많이 두려웠으나, 최대한 시험 속에서, 실전 상황 속에서 실현시키려 애썼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시험 후 가채점을 해 보니 98점을 받아서 굉장히 기뻤습니다. 그러나 정작 재수는 다른 과목(생2)이 발목을 잡아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 이후의 국어 공부 방법은 고3때와 조금 달라졌습니다. 재수종합반 학원을 다니며 재수를 했던 저는, 이때부터 '수업'에 집중했습니다. '마닳'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고, '수업'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약간 다르다고 생각한 저는, 6월 모의고사 전까지는 오로지 학원 수업에서 던져주는 것들을 받아먹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지문, 보기,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를 좀 더 가다듬었습니다. 물론 선생님들의 수업도 수능&평가원 모의평가 기출 문제로 진행되었지만, 자습을 통해서가 아닌 수업을 통해서만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얻으려 노력했습니다. '선생님들은 국어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시는가' '나는 이해했는데 다른 친구는 이해하지 못한 것들은 어떻게 설명하시는가(혹은 그 반대)' '십수년간 수험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쳐오신 선생님들이 우리에게 정말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등의 요소에 집중하며 수업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6월 모의고사 이후, 마닳을 다시 사서 풀었습니다. 이 때의 저는 '고3때의 경험+학원에서의 수업 자료' 로 인해서 기출문제를 거의 전부 외우다시피 한 상태였습니다. 재수때 푼 마닳 1권을 예로 들자면, (16회가 들어있으니까) 총 1600점 중에서 1599점을 받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정작 진정한 의미의 공부는 이 때부터가 시작이더군요. 지문, 보기, 답을 전부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시 풀려고 하니까, '출제 의도', '함정', '확실한 답을 위한 근거', '오답률이 높은 이유', '매력적인 선지' 와 같은 것들이 차츰 파악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겨놓고 싸우는 법>에서 나온 1,2,3회독 하는 법을 모두 섞어 나름대로 저만의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9월 모의평가 이후로 <플러스알파닷!>의 활용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비문학 요약 과제는 재수를 시작하면서 수능날까지 놓지 않았습니다. 정말 특별한 일이 있는 날이 아니라면, 1개를 했으면 1개를 했지 안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많이 하면 할수록 도움이 되는 정도도 커지더군요. 정말 매일 아침마다 꾸준히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두 번째 수능을 봤습니다. 올해 수능은 좀 더 고사장에 일찍 도착해서, 수능날을 위해 아껴놓은 비문학 요약 과제 3개를 해치우고, 시험을 봤습니다. 화작은 딱히 어렵게 느끼지 않았고, 문법 15번인 '다음 중 문법적으로 가장 정확한 문장은?'에서 약간 휘청했으나, 정신을 똑바로 부여잡은 채로 잘 넘어갔습니다. 비문학, 물리더군요. 솔직히 무서웠습니다. 화학과 생물을 선택한 이과생으로서, 6월엔 (화학1 교과서에서 그대로 꺼내온 듯한)화학 관련 내용, 9월엔 (교육과정과의 연계는 딱히 없었지만, 생물 관련 내용이라 심정적으로 안심이 되었던)생물 관련 내용이 나와서 좋았었는데, 물리라니. 그런데 뭐 어떡하나요. 풀어야죠. 풀었습니다. 빡빡해도 풀었습니다. '물리 고른 애들 좋겠다... 부럽다...'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마닳에서 물리 관련 지문(각운동량 보존 법칙, 신기루)을 풀었을 때의 경험이 떠오르더군요. <보기> 문제에서는 원판과 물체를 그려 가며, 화살표 표시를 해 가며, 어느 방향으로 도는지, 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표시해가며 풀었습니다. 애벌랜치 광다이오드 문제는 눈맞춤과 손가락 걸기를 사용했습니다. 고3때와 똑같이 무서웠지만, 경험을 되짚어가며 용기를 내서 풀었습니다. 귀납, 소송 문제도 침착함을 유지해 가며, 정신을 꽉 붙들며 풀었습니다. 지금이야 이렇게 짧은 말 안에 간추려 얘기하지만, 그 당시엔 정말 '마닳로 단련해온 나의 국어 능력'을 굳세게 믿었습니다. 다른 수가 없더군요. 믿었습니다. 중얼중얼 혼잣말도 해 가며 꾸역꾸역 열심히 풀었습니다. 다행히 멘붕을 가져다 줄 정도의 심각한 문제는 없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으며 문학으로 넘어갔습니다. '나목', '소', '토끼전' 어찌나 반갑던지요. 비문학에서 EBS 연계를 체감하지 못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물론 모르는 부분이 나왔지만, 그건 남들도 다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풀었습니다. 문학은 다행이 비문학보다는 수월하게 풀리더군요. 그리고 '용비어천가'에서도 심정적 안정을 얻었습니다. '찬희 티셔츠'에 쓰여 있어서 용비어천가에 대해 알아본 경험 덕이었습니다. 그래도 안심에 취해 지문, 보기를 대충 읽고 문제를 건성으로 푸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했습니다. <찬희Point!>와 <찬희 Tip!>에서 얻어간 내용을 최대한 활용하려 했고, 문학에서도 손가락을 대담하게 거는 등 마닳 학습을 통해 얻은 것들을 모두 쏟아냈다고 생각할 정도로 집중하여 열심히 풀었습니다. 가채점 결과, 또 98점이더군요. 꼭 한 문제씩을 틀려 거슬리기는 하나,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아 기쁩니다. 결과적으로, 논술을 통해 고려대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는 수능을 직접 보는 일은 없겠지만, 앞으로 수능을 보게 될 많은 후배들에게, 멘토링을 통해 제가 공부하며 느낀 것들을 전달해주고 싶습니다. 2년간의 국어 공부를 책임져 준 마닳과, 이찬희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이만 짧은 후기를 줄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