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기 (보관용)
| [2016수능후기] 15수능 국어 B 4등급 → 16수능 국어 B 2등급, 감사합니다! | ||
|---|---|---|
| 글쓴이 : Asteria | 날짜 : 15-12-02 20:05 | 조회 : 1104 | ||
  고3 시절 국어는 감으로만 풀었었고 기출은 거의 손 안 대고 연계교재만 죽어라 팠어요. 사실 고3 때도 잠깐 마닳을 하긴 했었는데 저는 무조건 시간 재고 문제 풀고 해설지 보고 넘기고 그랬기 때문에 크게 도움받지는 못했습니다. 국어 성적이 계속 3-4등급에 머무르니까 초조해져서 단기간에 효과가 나지 않으면 하던 책은 다 접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거 했다 저거 했다 하고 시간은 흘러가고 굉장히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수능을 쳤던 것 같네요. 그렇게 인생 최초의 수능에서 국어 4등급을 받게 됩니다. 평소에도 등급이 그 근처였기 때문에 당시에는 덤덤하게 받아들였고, 그렇게 저는 인서울 최하위권 대학교에 진학하게 됩니다. 대학의 수준이 낮은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3월에 대학생 연합동아리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다른 동아리원에 비해 제가 다니는 학교의 인지도도 별로고 수준도 떨어지는 게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웠어요.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이런 사소한 것에도 학벌에 대한 자격지심을 느끼고 고통받는 저 자신이 과연 몇 년 후에 사회에 나가서 학벌 때문에 받는 냉대와 무시를 과연 견딜 수 있을까? 그 답은 물론 아니라는 거였고, 저는 휴학을 하고 수능을 한번 더 볼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9월 모의고사 보고 휴학을 했고 여름방학 때는 기초가 부족한 수학에 전념하고 영어 연계교재 보는 것에 매진했기 때문에 국어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그래도 국어를 버릴 수는 없어서 방학 때 마닳 3권 A형을 사서 풀었어요. 3권 2회독까지 하고 9월 모의고사를 봤는데 국어가 여전히 4등급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때 나하고 마닳은 역시 안 맞는다, 다른 책으로 옮겨가야 한다 이런 생각 수없이 했었는데 앞서 말했듯이 남은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다른 걸 새로 공부할 수 없었고 그래도 눈에 익은 교재를 끈질기게 연구하는 게 나을 거라고 판단해서 9월 끝나고 2권을 구입했습니다. 2권 1회독하면서 사고의 흐름을 고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잘못된 사고가 워낙 오래 머릿속에 박혀 있던 탓도 있고 인정을 잘 못하는 성격 덕에 힘들었지만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추상적인 무언가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2권 2회독은 책을 따로 구매하지 않고 1회독 때 틀렸던 문제의 답을 지워놓고 그 문제 위주로 다시 봤어요. 문제 아래에 틀린 이유도 적어보고 답을 찾은 경우는 그게 답일 수 밖에 없는 명확하고 객관적인 근거도 찾아서 적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어떤 유형의 문제에서 실수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2권 학습을 마무리짓고 1권을 살까 했는데 2권 끝낸 시점이 아마 9월 말인가 10월 초여서 시간의 압박을 느끼는 바람에 최신 기출만 모아놓은 3권 B형을 구매해서 2권이랑 같은 방식으로 학습했습니다. 수능이 다가오는데 비문학을 풀 때 점점 이상하게 자신감이 생기고 문법 문제를 푸는데 개념으로 답을 찾을 수 있었고 시를 읽고 문제를 푸는 게 옛날만큼 고통스럽지 않은 게 신기하더라고요. 수능 전날까지도 계속 마닳 다시 보고 개념 채우고 하면서 불안감을 많이 줄였어요. 전년도 수능을 치를 때 문법과 비문학에 틀리는 문제가 많아서 이번 수능을 대비하면서 두 부분을 대비하는 데 혈안이 되어버린 나머지 정작 이번 수능 때는 화법과 작문 부분에서 꽤 틀렸습니다ㅠㅠ (사실 기출에 있는 화법과 작문이 대체로 평이한 난이도라서 작년에 당해보고도 쉬울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여기고 있었나 봐요. 안일하고 무모했죠.) 그래도 평생 봤던 모의고사, 수능 중에서 제일 좋은 점수를 이번 수능에서 받아서 뿌듯합니다. 마닳과 함께 해서 반수하는 동안 조금은 덜 외롭지 않았나 싶네요. 좋은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도 유명하지만 더 널리널리 알리고 싶어요. 그리고 혹시라도 반수 결심하는 분들 있다면 꼭 휴학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1학기 때부터 탱자탱자 놀던 그 환경에서 갑자기 수능공부한다는 거 자체가 무척이나 힘든 일이고 성공하기도 힘들어요. |
